(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 부산 도시철도 사상∼하단 구간의 지하화 논란이 재점화됐다.

부산교통공사는 지난해 9월 사상∼하단 구간을 5개 공사구역으로 나눠 입찰공고를 냈다. 당시 교통공사는 사상구 학장동에서 엄궁동을 연결하는 2.3㎞ 구간을 지상으로 건설할 계획이라고 공고했다.

최근 이 구간에 대한 입찰에는 모두 5개 컨소시엄이 참여했는데 이 중 한 참여업체인 한진중공업[097230]이 입찰 가격 안의 범위에서 지하로 건설하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그동안 이 구간은 경관 훼손과 조망권·일조권 침해 등을 이유로 지하화를 요구하는 주민 민원이 수년간 이어진 곳이다.

교통공사는 투입 가능한 예산인 732억원 외에 추가로 1천500억원가량이 들어간다며 고가 건설을 잠정적으로 확정한 상황이었다.

한진중공업은 입찰제안서에서 학장천 둑을 이용해 구조물을 설치하고 지하 1∼5m 정도의 저심도 공법으로 도시철도를 건설하면 교통공사의 사업비 안에서 도시철도를 건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광주시가 지난달 고가 지상형으로 추진하던 도시철도 2호선을 저심도 공법으로 바꿔 공사비를 낮추면서도 국토부 최종 승인을 받는 등 기술적으로도 가능하다는 게 이 업체의 입장이다.

교통공사는 고가 방식으로 입찰을 공고했기 때문에 이 기준으로 평가를 해야 하지만 주민들의 지하화 요구가 거세고 새로운 제안이 접수된 만큼 지하화 가능성에 대해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은 환영했지만 다른 입찰 참여업체의 반발 가능성이 커 공기 차질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김기술 엄궁동 지상철 반대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 당연히 시간이 걸리더라도 민원이 적은 지하화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태수 부산교통공사 사장은 3일 "기본 설계에는 고가로 돼 있지만 새로운 안이 제안된 만큼 이를 무조건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주민 요구가 거세지만 안전이 우선이기 때문에 전문 기관에 안전성 용역을 의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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