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부산거리] - (5) 좌천동 가구 거리

   
▲ 범일동 좌천역에서 중앙대로를 따라 가다보면 주변 골목을 따라 100여곳의 가구점에서 300여개 브랜드의 가구를 팔고 있다.

대로변을 따라 늘어선 가구점 외에도 뒤쪽 골목까지 가구점이 자리하고 있으며, 일신기독병원과 데레사여자고등학교 사이에 좌천동 가구 거리 공영 주차장을 갖추고 있다.
 
좌천동 가구 거리는 1950년대 부산항으로 수입되는 원목을 가공하는 목재소가 하나 둘 들어서면서 목재를 제재하는 제재소가 들어서게 됐고, 이후 목재 가공으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간이 가구를 제작하는 가구 공장들이 자리 잡게 됐다. 제작된 가구는 인근에 판매를 위한 매장을 개설하며 직영 가구 매장의 형태로 형성됐다.
 
좌천동은 부산 가구점의 발상 지역으로 1970년대에는 장식용 가구의 수요가 급증하며 칠기 상가가 들어서 한때는 100여개의 나전 칠기 업소가 밀집한 우리나라 최대의 가구 상가로 명성을 얻기도 했다.
 
1980년 중반까지는 거리의 폭이 좁아 가구 골목으로 불렸으나 도시 철도 1호선이 착공되면서 도로가 넓어져 현재와 같은 형태로 변화됐다.
 
또한 점차 나전 칠기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며 반반씩 나누어져 있던 전통 가구와 모던 가구는 현재 모던 가구 중심으로 재편됐다.
1998년 좌천동 가구상가상인회 주최로 ‘좌천동 가구 거리 축제’를 처음으로 개최했고 매년 10월에 행사가 열린다.
 
2007년에는 동구청에서 테마 거리로 지정, 2008년부터 부산광역시 지정 ‘10대 명물 거리’로 지정됐다. 이곳은 전통 칠기구의 원조가 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또 가구 공장의 매장으로 시작한 특성 때문에 현재도 대로 뒤쪽으로는 다양한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직영 공장이 있다.

   
▲ 좌천동 가구 거리에 진입하면 보이는 표지판.

 
옛날만큼 수요가 많지는 않지만 이 거리를 대한민국 최대 가구 거리로 만든 나전 칠기는 통영과 함께 현재도 명성을 지니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자개농, 자개 경대, 자개 함지, 자개 항아리, 자개 상자, 자개 필통 등이 한국의 특산물로 명성을 얻게 된 것이다.
 
나전 칠기는 범일동의 농방(가구) 거리에서 농장 공예를 하고, 좌천동의 자개 골목에서 자개농과 자개 장신구에 박을 자개를 갈고 닦는 조각 공예를 하는 협업으로 성장을 이끌었다.
 
이 과정은 현재도 특화돼 통영 칠기에 견줄 만한 부산의 자랑거리로 이곳에서 생산되는 나전 칠기는 전국적으로 팔려 나가고,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소품도 현대적 감각으로 관광 상품화함으로써 그 인기가 상당하다. 매년 10월 개최하는 이곳 축제 기간에는 20~60%의 싼 가격으로 가구를 판매하고 있다.
 
2007년 3월부터는 ‘재래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의한 부산시의 지원으로 가구 상가 전용 홈페이지(http://www.bjf92.com)에서 제품 구입이 가능하며 원하는 제품의 판매처와도 손쉽게 접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신은 기자 kse@busaneconomy.com
 

저작권자 © NBN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