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 김형준 경제산업팀 기자

지난달 6일 출시된 닌텐도 인기 게임인 포켓몬고(Pockemon go)에 사용자들이 폭발적인 호응을 보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니고 지금부터 시작되고 되고 있음을 피부로 느껴진다. 저성장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미래 한국에 대한 식자들의 우려가 심하다. 마치 미래 한국은 없는 것처럼 위기감에 쌓여 있는데 우리국민은 위기상황에서 힘을 발휘하는 민족임을 간과하면 안 될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은 기업 활동을 근본적으로 재편성하고 있다. 이제 혁신과 효율이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혁신은 단독 혁신에서 생태계 혁신으로 진화하고 시장은 O2O(Online 2 Offline)시장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서의 기업과 기업가 정신의 새로운 진화를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4차 산업혁명은 기업 간의 경계를 붕괴시키고 있다. 혁신과 효율의 결합은 이제 기업의 내부 활동을 넘어서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혁신 역량이 페이스북의 시장 효율과 결합하면서 1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로 평가된 것이다.
 
만약 인스타그램이 스스로 시장을 개척했다면 성공 여부는 불투명했다. 페이스북이 내부에서 인스타그램을 대체하는 노력을 했다면 경쟁사에 뒤질 수가 있었다. 혁신과 효율의 결합인 기업 활동이 기업 내부를 넘어서고 있다는 의미다.
 
이제는 혁신 전문기업과 시장 전문기업으로 분할되고 있다. 작은 벤처기업은 혁신 역량에, 거대 플랫폼 기업들은 시장 효율에 각각 주력한다. 그리고 이 둘은 혁신 시장에서 결합된다. 이것이 바로 제4차 산업혁명의 혁신 구조다. 단일 기업이 제품 개발부터 생산, 마케팅, 사후관리를 단독으로 이끄는 닫힌 사슬의 성장 전략은 급속히 쇠퇴하고 있다.
 
이제 제4차 산업혁명을 맞아 한국의 기업혁신 전략의 일대 혁신이 요구된다. 내부 역량에 의한 혁신은 점진적 혁신까지만 유효했다. 이제는 와해적 혁신 시대가 되었다. 와해적 혁신의 기업 내부 추진은 성공률이 매우 낮다. 와해적 혁신은 △개방 혁신 △개방 플랫폼 △사내 벤처 이 세 가지의 적절한 조합만이 유일한 대응책이다. 이를 위해 기업은 효율 경쟁에서 혁신 경쟁, 특히 와해적 혁신 경쟁으로 전환하는 데 필수 불가결한 요소인 기업가 정신과 기업가적 문화를 창달해야 한다.
 
존 체임버스 시스코 회장의 “이제는 모든 기업이 스타트업같이 생각해야 한다”는 말은 와해적 혁신의 시대의 도래를 알리고 있다. 삼성이 이제 스타트업 문화를 강조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혁신과 효율이 순환하는 제4차 혁명, 이것이 바로 우리가 거머져야 할 기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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