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정점 인식한 지방 · 매매 ‘흐림’ 전세 ‘화창’

 
   
<자료제공=부동산114>
 
 

작년 부산·울산 등 지방의 일부 아파트 전셋값이 매매가를 뛰어 넘어 부동산 시장의 이목을 사로 잡았다.

2013년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아파트 전세값이 매매가격을 상회하는 단지가 지방에서 두드러졌다.

부산의 경우 부산 북구 덕천동 덕천주공1단지는 전용41.30m2가 7200만원(최저) - 최고8700만원(최저)선에 매매 거래됐다.

하지만 전세는 6000만원-7500만원 선에서 거래되며 최고전세거래가가 최저매매거래가를 웃돌았다.

부산 남구 감만동 우암자유5단지는 전용38.45m2 매매가 7800만원-9350만원까지 이뤄진 가운데 전세는 6000만원-8000만원 선에서 거래됐다.

울산 남구 야음동 한라훼미리단지 전용84.94m2 는 매매 1억3000만원-1억8800만원, 전세 1억5500만원-1억7000만원으로 전셋값이 매매가를 맞먹는 사례가 나타났다.

이외에도 경북 포항시 장성동 럭키장성1단지(전용73.77m2) 광주 북구 문흥동 대주3단지(전용49.97m2), 대구 달서구 본동 월성주공5단지(전용44.94m2), 전북 전주시 우아동3가 우신단지(전용57.84m2), 전남 목포시 상동 비파2단지(전용48.34m2) 등의 지방아파트에서도 전셋값이 매매가를 상회 혹은 엇비슷한 현상을 보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처럼 지방아파트 전세값의 매매가 추월 현상은 전세가율이 전통적으로 상승한 가운데 최근 2~3년간 매매가격과 전세값이 동반상승하긴 했으나 단기간 시세상승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진 결과 오른 가격이 정점이라고 인식한 수요자들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를 접고 전세에 머물면서 일부 단지에서 전셋값이 매매가를 뛰어넘는 사례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지방뿐만 아니라 수도권 아파트 역시 전세가율이 높아지는 사정은 다르지 않다.

실제 거래사례를 살펴보면 경기 고양시 중산동 중산태영6단지 전용57.42m2가 1억 3700만원-1억5000만원에 팔린 가운데 전세는 1억1000만원-1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가장 싸게 팔린 매매물건과 비싸게 팔린 전세물건의 가격차는 200만원 밖에 나지 않는 것.

물론 층과 물건의 상태에 따라 가격차이가 다소 있을 수 있지만 매매와 전세거래의 차액은 크지 않았다.

경기 파주시 야동동 대방노블랜드 전용45.68m2는 8000만원-9500만원에 매매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전세는 6000만원-8000만원 선이다.

경기 수원시 영통동 신나무실주공단지 역시 전용59.96m2는 매매 1억7000만원-1억9800만원, 전세 1억4000만원-1억8000만원 선으로 가격차이가 크지 않다.

   
<자료제공=부동산114>

수도권 아파트는 2008년 이후 가계부채, 금융위기 불안 등으로 국내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집값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됐다.

물론 정부의 적극적인 거래회복을 위한 대책마련으로 최근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요자들은 장기간 침체시장을 겪은 탓에 시장이 회복세를 이어갈지 우려하고 있다.

집값하락에 대한 불안감을 쉽사리 떨치지 못한 수요자들은 재산세 등 세금부담에서 자유로운 임차시장에 머물며 전셋값과 매매가격이 차이를 좁히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전세의 월세화 속도가 빨라진 것도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상회하게 만든 요인이 될 수 있다.

부동산114의 김은선 선임연구원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임대인은 전세물량을 월세로 전환해 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고 있지만 세입자들은 계약 종료 후 보증금을 돌려 받을 수 있는 전세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관리비 부담이 적고 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중소형아파트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바짝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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