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샷하는 박성현. (사진제공=연합뉴스)

경쟁력 다시 한 번 입증…메이저에서 3번 6위 이내 입상
상금 65만 달러 모아 내년 LPGA투어 출전권 사실상 확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장타여왕' 박성현(23·넵스)이 다시 한 번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박성현은 18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6천470야드)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박성현은 이로써 올해 출전한 6차례 LPGA 투어 대회에서 네 차례 6위 이내에 입상했다.

특히 US여자오픈 3위와 ANA 인스퍼레이션 6위를 비롯해 메이저대회에서 3차례나 우승 경쟁을 벌인 끝에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는 가장 좋은 성적인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6개 대회 상금만으로도 상금랭킹 40위 이내에 들 만큼 박성현은 LPGA투어 대회에서 펄펄 날았다.

당장 LPGA투어에 뛰어들어도 정상급 선수로 활약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장타력이 돋보였다.

US여자오픈이나 ANA 인스퍼레이션 때도 장타력의 덕을 톡톡히 봤던 박성현은 이번 대회에서도 장타를 펑펑 터트렸다.

나흘 내내 동반 플레이를 치른 펑산산(중국)은 "날씬한 체격에 장타를 펑펑 쳐내서 놀랐다"고 말할 정도다.

장타를 치면서도 박성현은 비교적 정확한 샷을 구사했다.

15번홀(파5)에서는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쳐 핀 2.5m 옆에 떨궈 탄성과 박수를 받았다.

아웃오브바운즈(OB)가 많은 국내 대회에서 단련된 박성현은 "코스가 그렇게 넓어 보일 수 없다"고 말했다. 편한 마음으로 시원스레 스윙을 하다 보니 실수도 크게 없었다.

부드러운 그린 덕을 봤다지만 퍼트도 나무랄 데가 없었다. 17번홀(파4)에서 20m 거리에서 언덕을 넘어오는 까다로운 퍼트를 가볍게 한 뼘 옆에 붙였다.

먼 거리 퍼트를 짧게 치거나 많이 지나가서 어려움에 빠지는 일은 거의 없었다. 2∼3m 거리의 부담스러운 거리 퍼트 성공률도 높았다.

트러블샷 실력도 이제는 세계랭킹 12위 선수답다는 평가다.

박성현은 앞서 LPGA 투어 선수들에 대해 "기술적으로는 비슷하다. 다만 경험에서 비롯된 상황 대처 능력은 나은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호쾌한 경기 스타일로 상품성도 인정받았다.

이번 대회에서도 현지 언론 매체들이 깊은 관심을 보이며 인터뷰 요청이 이어졌고 사인을 받으려는 팬들도 길게 줄을 섰다.

박성현은 이번 준우승으로 퀄리파잉스쿨을 치르지 않고도 내년 LPGA 투어에 뛸 자격을 확보했다.

LPGA 투어는 비회원이라도 초청 등으로 출전한 대회에서 받은 상금이 시즌 종료 시점에서 랭킹 40위 이내에 들면 이듬해 투어 카드를 부여한다.

이 제도의 수혜자가 박성현이다.

박성현은 이번 공동 준우승으로 26만1천500달러의 상금을 손에 넣었다. 이미 5차례 대회에서 쌓은 39만3천793달러를 합치면 65만5천293달러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시즌 종료 시점 상금랭킹 21위에 해당한다. 박성현은 무난하게 40위 이내에 진입할 수 있다.

경기력에서 경쟁력을 입증했고 자신감도 충만한 박성현은 이제 결심만 남은 단계다.

그는 미국 진출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미국 진출 결정에 가장 큰 고려 요인은 미국 생활 적응이다. 음식, 잠자리, 이동 등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박성현은 귀국한 뒤 일단 국내 투어에 전념할 계획이다.

KLPGA에서는 상금왕과 다승왕, 그리고 대상 등 다관왕이 눈앞이다. 미국 진출 결심은 국내 무대 석권 이후로 미룰 공산이 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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