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제조업 경기 악화 심화…최근 3년 이래 최저
소비심리 위축 장기화…수출 12개월 연속 내리막길

새 경제사령탑으로 내정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7일 경제를 위기 상황으로 진단하고 ‘비상대응 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부산지역 경제도 곳곳에서 경고음이 커지며 꽁꽁 얼어붙고 있다.

우선 한진해운 사태 등 조선·해운 산업발 위기로 지역 제조업 경기 침체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부산상의의 ‘2016년 4/4분기 부산지역 제조업 경기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4분기 경기전망지수(BSI)는 ‘77’을 기록하며 최근 3년 이래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회복을, 그 이하면 경기 악화를 의미하는데 지역 제조업체들은 올 4분기 제조업 체감 경기가 꽁꽁 얼어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

실제 지난 3분기 지역 제조업 경기는 최근 3년 이래 가장 악화된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지역 제조업 경기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 데는 지속되고 있는 글로벌 시장의 불황과 조선, 철강 등 공급과잉 업종의 업황 둔화가 지역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역 소매유통업 경기도 불황으로 소비심리 위축이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지난 9월 발효된 청탁금지법이 큰 악재로 작용하며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부산상의가 지역 소재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올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 조사결과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93’을 기록해 이 역시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지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수출은 12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으며 곤두박질 치고 있다.

부산세관의 ‘부산지역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지역 수출은 10억7000만 달러로 13억1000만 달러를 기록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무려 17.9% (-2억4000만 달러)나 감소했다.

이는 최근 1년간 부산 수출실적 가운데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이다.

특히 4개월 연속 호조세를 보였던 자동차 수출이 눈에 띄게 줄었다.

지역 자동차 수출은 지난 5월 11%, 6월 23%, 7월 12%, 8월 143% 증가했지만 지난 9월 들어 전년동월대비 72.9% 하락했다.

전 세계적인 자동차 수요 둔화와 더불어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의 북미 주요 수출품인 ‘로그’의 수출 물량 감소가 직격탄이 됐다.

지역 경제가 전반적인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창업열기마저 시들해지고 있다.

지난 9월 기준 지역 창업 업체수는 지난해 같은 달(373개)과 비교해 9.1% 줄어든 339개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16개월 만에 최저치이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조선과 해운을 비롯한 지역 주력업종의 업황 부진 속에 철강업마저 구조조정 우려가 제기돼 창업여건이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임종룡 위원장은 현재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을 ‘여리박빙(얇은 얼음을 밟듯 몹시 위험한 상황)’과 같다면서 비상대응 체제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비상대응 체제를 위해 김용범 사무처장을 반장으로 비상상황실을 가동하고 국내외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동향을 분석하기로 했다.

김형준 기자 samic8315@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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