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등 시장 정체로 삼성 '주춤', 애플 '실망'>

   
▲ 서울 시내 한 스마트폰 매장 모습. << 연합뉴스DB >>

   '성장성 정체'가 가장 큰 요인…고점 대비 삼성 19%, 애플 28% 하락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전세계 모바일 기기 업계를 주도해 온 삼성전자와 애플이 정체의 늪에 빠졌다. 시장 포화로 성장에 한계가 오면서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세계 시가총액 제1위 상장기업인 애플의 주가는 27일(현지시간)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8.08%나 폭락했다.

   애플이 이날 나스닥 마감 후 발표한 2014 회계연도 1분기(2013년 12월 28일 마감) 실적과 2분기 전망치 가이던스가 기대에 비해 실망스러웠기 때문이다.

   1분기 실적이 그 자체로 나빴던 것은 아니다

   
▲ (AP=연합뉴스DB)

   매출이 576억 달러로 사상 최대였고 당기순이익도 131억 달러, 희석화 주당 당기순이익이 14.50달러로 집계됐는데, 이는 1년 전 동기 실적(매출 545억 달러, 당기순이익 131억 달러, 희석화 주당 당기순이익 13.81달러)보다 오히려 나았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판매 대수도 각각 5천100만대, 2천600만대로 사상 최대였고 1년 전 동기(각각 4천780만대, 2천290만대)보다 늘어났다.

   그러나 판매 대수가 당초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의 기대에 미달했고 총마진율도 1년 전보다 0.7% 하락한 37.9%에 그친데다가 2분기 실적 전망치 가이던스가 분석가들의 예상보다 훨씬 낮게 잡혔다.

   애플은 이번 회계연도 2분기 실적 전망치 가이던스로 매출 420억∼440억 달러, 총마진율 37∼38%, 영업비용 43억∼44억 달러, 영업외수지 2억 달러, 세율 26.2%를 제시했다. 사실상 성장 정체 전망을 시인한 셈이다.

   
▲ 최신 아이폰 (AP=연합뉴스DB)

   당초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은 중국 차이나모바일과의 계약 등을 감안해 애플의 2분기 매출 전망치를 460억 달러 수준으로 잡았는데, 이보다 가이던스가 5∼10% 낮게 나온 것이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의 점유율이 커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애플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다.

   게다가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업체인 중국 차이나모바일에 아이폰을 공급하면서아이폰 판매가 상당히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충족되지 않고 있다.

   라이벌 삼성전자의 경우는 성장 정체와 수익성 악화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24일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2013년 4분기 매출액은 59조2천800억원, 영업이익은 8조3천100억원, 영업이익률은 14.02%였다.

  

   
▲ (AP=연합뉴스DB)

   직전 분기 대비 매출액은 0.34%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8.2% 줄고 영업이익률은 3.18%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또 2012년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5.7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6.00%, 영업이익률은 1.75%포인트 감소했다.

   다만 삼성전자 주가는 24일 실적 확정발표 후 낙폭이 그리 크지 않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 7일에 잠정치를 이미 발표한 적이 있어 충격이 분산된데다가,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애플의 경우와 달리 부품과 반도체 등 분야가 있는 등 포트폴리오가 다양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홍보관에서 고객들이 삼성 스마트폰을 살펴보는 모습. << 연합뉴스DB >>

   게다가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악화는 원화강세,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 등 불안한 경제 상황 아래 일회성 비용인 8천억원 규모의 '삼성 신경영 20주년 격려금'과 7천억원 규모의 부정적 환율 영향을 받은 면도 있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전성기'에 비하면 확실히 한풀 꺾인 모습이다.

   두 회사의 주력 분야인 스마트폰 시장과 삼성전자가 강점을 지닌 TV 시장 모두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 탓이다.

   삼성은 작년 초, 애플은 재작년 하반기에 주가가 사상 최고에 이르렀다가 그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28일 오전 9시 45분(한국 시간) 기준 주가는 128만7천원으로, 역대 최고치(2013년 1월 4일 장중 158만4천원) 대비 18.75% 낮다.

   똑같은 시간(미국 동부시간 27일 오후 7시 45분) 기준 애플 주가는 506.75 달러로, 역대 최고치(2012년 9월 21일 705 달러) 대비 28.12% 낮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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