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마리 휴지는 입을 닦거나 코를 풀고, 화장을 지우는 등 피부 접촉이 많은 생필품이다. 심지어 그릇을 닦거나 수저받침으로 사용할 때도 있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두루마리 화장지를 두고 인체 유해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제조 과정에서 첨가하는 ‘형광증백제’ 때문이다.
 
형광증백제는 일종의 표백 염료로, 섬유 등에 사용하면 육안으로 희게 보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화장지에 형광증백제를 첨가하면 색상이 더욱 밝고 하얗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높이기 위해 빈번하게 쓰인다.
 
그런데 이 같은 형광증백제에 자주 노출될 경우, 인체는 각종 피부 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 실제로 건국대병원 피부과 최용범 교수는 “형광물질이 포함된 화장지 등을 사용할 경우 알레르기 접촉성 피부염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상명대 화학과 강상욱 교수 역시 “형광증백제나 합성 향료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으며, 혹시라도 섭취할 경우 소화기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아이나 어르신들에게 치명적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형광증백제의 위험성이 심각하지만 화장지 제조사들은 형광증백제 포함 여부를 제대로 표시하지 않고 있다. 법적으로 표시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비자단체 조사에 따르면, 국내 두루마리 화장지 45개 제품 가운데 형광증백제 첨가 여부를 명확히 표시한 곳은 단 6개에 불과했다.
 
아울러 형광증백제뿐 아니라 포름알데히드, 인공색소, 인공향 등 화장지에 사용되는 유해물질을 모두 무첨가 표시한 브랜드는 ‘올프리(all-free)’가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티슈 브랜드인 ‘올프리’는 천연 펄프 우유팩을 재활용한 친환경 휴지를 전문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올프리 제품은 포름알데히드, 형광증백제, 합성향, 합성색소 등이 없는 4무(無) 제품을 표방한다. 유해물질이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안심하고 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루마리 휴지는 손이나 입, 눈 등과 접촉하는 횟수가 많아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시판 화장지 대부분이 형광증백제 사용 여부를 표시하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형광증백제가 없는 제품이 무엇인지 소비자 스스로 찾아보고 능동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장준영 기자 pamir63@busaneconomy.com

 

저작권자 © NBN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