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화학·자동차·제철 등 대표적인 공해 유발 업체들이 그린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 천명을 계기로, 그간의 굴뚝산업 이미지를 벗고 친환경 기업으로 일반 소비자에게 다가선다는 전략이다.

국내 최대 정유사로 환경단체의 단골 표적이 돼온 SK에너지는 ‘그린파트너십 사업’을 거쳐 실추된 이미지를 쇄신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SK에너지는 25개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청정 생산 진단지도를 비롯해 환경경영 노하우 전수, 환경기술 이전, 웹 기반 환경경영시스템 구축 등을 지원하고 있다.

김대근 SK 안전환경기획팀 부장은 “그린파트너십 사업 추진으로 대기와 수질, 폐기물, 소음 등 다양한 환경 분야에서 뚜렷한 개선 효과를 얻고 있다”며 “정량적인 경제적 효과만 연간 약 6억5000만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청정 생산과 친환경 제품 개발 체계를 구축해 공정 개선과 에너지 관리, 유해 물질 관리 등을 별도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특히, 내년 하이브리드카 양산을 목표로 친환경 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 정몽구 회장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광주 기아차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친환경차 양산 시기를 2009년으로 앞당겨 일자리와 부가가치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정 회장은 또 “오는 2012년에는 연료전지차를 처음 생산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서 현대기아차의 그린오션 드라이브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포스코도 최근 ‘그린마케팅’을 회사경영에 실제로 접목, 오염 유발 기업이라는 오명을 씻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우선 신문지면과 TV의 광고 등을 자연친화적인 ‘철’ 기업의 이미지 부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에 걸맞게 협력사 환경 경영 진단지도와 환경관리시스템 보급 등에도 매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유한킴벌리는 ‘에버그린 네트워크’를 가동, 에너지 저감기술 등을 타 업체에 전수하고 있으며 애경산업은 애경정밀화학 등 계열사를 통해 친환경 원료와 원·부자재 공급 노력을 부각시켜 주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복안이다.

이영수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 소장은 “공해유발 이미지로는 기본적인 기업 활동조차 불가능한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며 “전형적인 굴뚝형 산업일수록 기존 이미지를 벗고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변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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