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 100억달러 추가 축소 땐 큰 영향 없을 듯

   동결할 경우 동결 이유에 따라 시장 출렁거릴 전망

   매입액 축소 시장 예상치 웃돌면 증시에 '직격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한국 시간으로 30일 새벽 4시에 나온다.

   이번에도 관심이 뜨겁긴 마찬가지다. 이미 지난달에 양적완화 축소를 위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착수해 월간 채권매입액을 종전 850억달러에서 750억달러로 줄였지만 이달에도 추가 축소가 전망되기 때문이다.

   최근 불거진 신흥국발 금융위기 불안도 FOMC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배경이 됐다.

   이번 회의 결과는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로 요약할 수 있다.

   채권 매입액을 추가로 100억달러 줄이는 결론, 현상을 유지하는 방안, 추가 축소 규모를 15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하는 결과를 예상해 볼 수 있다.

   시장에선 대부분이 100억달러 더 줄여 양적완화 규모를 월 650억달러로 낮출 것으로 본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650억달러로 줄일 것으로 보는 관측이 90%가 넘는다"고 전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의 리서치센터들도 100억달러 추가 축소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자산의 단기금리가 움직이지 않고 있는 만큼 테이퍼링을 중단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국 경제 상황도 일부 경제지표가 엇갈리기도 하지만 테이퍼링 숨고르기에 들어갈 만큼 나쁘지 않다.

   100억달러를 더 줄여도 연준의 일정대로 움직이는 것으로 시장이 인식할 것인 만큼 국내 증시에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아르헨티나를 포함한 일부 신흥국은 통화 불안 여진이 지속되는 반면 신흥국 내에서 상대적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한국 증시는 부각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그러나 공감대와는 다른 결정이 나온다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우선 채권 매입액을 지금 수준으로 동결할 것이란 전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전망은 소수에 그치고 있긴 하지만, 미국 경제 회복을 좀 더 확인할 필요성이나 신흥국 통화 불안의 가속화 우려에 근거한다.

   다만, 시장에 미칠 영향을 놓고 관측이 엇갈린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750억달러를 유지하면 경제 회복이 더디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호재가 될 수 있다. FOMC 인적 구성이 바뀌는 시기여서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결정일 수도 있다"며 "다음 FOMC 회의가 3월에 열리는 만큼 신흥국은 (테이퍼링에 대한) 적응력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엔저의 힘이 둔화하고 4분기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국면과 맞물리면서 코스피가 2,010~2,020 수준으로 복귀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그는 분석했다.

   그러나 새로운 불확실성을 부풀리며 악재가 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강현철 팀장은 "추가 축소를 하지 않으면 미국 경제가 좋지 않다는 의구심이 생겨나거나 오히려 신흥국 불안의 전염 가능성이 고개를 들며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며 "작년에도 시장예상과 달리 테이퍼링을 미루자 악재가 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동결 이유에 따라 등락이 엇갈릴 것이란 견해도 나온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분석팀장은 "이유가 중요하다"며 "신흥국 불안 때문이라는 말이나 해석이 나오면 오히려 신흥국 시장엔 악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연준도 신흥국 상황을 그만큼 안 좋게 본다고 확인한 꼴이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 연준이 경제전망을 좋게 보고 신흥국 불안도 일시적이라고 선을 긋는 발언을 내놓는다면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류 팀장은 내다봤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추가 축소 규모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 때다.

   이 경우에는 리스크(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시장에 충격이 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그 여파로 달러 강세는 힘을 받고 신흥국 불안은 심화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조병현 연구원은 다만, "이런저런 악재 우려가 이미 국내 증시엔 많이 반영됐다고 본다"며 "일시 충격이 있겠지만 1,900선을 전후로 저점이 형성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류용석 팀장은 "이번 FOMC 결과에서 최선은 예상대로 100억달러를 축소하고, 선제 안내를 통해 현행 6.5%인 실업률 목표치를 낮추거나 없애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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