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호 신공항추진범시민운동본부 상임대표

-2016년 추진된 김해신공항은 정치적인 문제로 갈등 봉합 수준에 머문 것
-인구 5000만에 미래 통일시대 대비하려면 신공항은 관문공항 돼야
-해상공항은 대세...지반침하 문제도 현재 기술로 충분히 준비할 수 있어
-국토부, 적극적으로 김해공항에 장거리 노선 등 배분해야
-부산공항공사 설립해서 공항주권 확보해야...부산시가 적극적으로 뛰어 들어야해   
   
▲ 박인호 신공항추진범시민운동본부 상임대표가 '김해신공항' 문제점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 원동화 기자)

2002년 4월 15일 중국국제항공 소속 129편 항공기가 김해공항 뒤편에 자리 잡고있는 돗대산 정상 부근에 충돌했다. 충돌 후 승객 155명 중 128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이후 김해공항의 안전문제가 대두되면서 김해공항 이전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 2011년 이명박 정부가 ‘김해공항 이전 백지화’를 선언하면서 수면 밑으로 내려간 이후 2016년 박근혜 정부가 김해공항을 확장한 ‘김해신공항’을 발표했다.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김해공항 국제선 터미널이 2018년 한 해에만 1000만 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 된다. 하지만 현재 김해공항 국제선 터미널은 630만 명 수용 규모로 지어졌다. 

2016년 김해신공항으로 확장을 확정한 이후 끊이지 않고 있는 김해신공항 문제. 지난 22일에는 부산, 경남, 울산시장이 손을 맞잡고 ‘김해신공항 추진 반대’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박인호 신공항추진범시민운동본부 상임대표를 만나봤다. (인터뷰에서 2016년 결정된 김해공항 확장은 ‘김해신공항’으로, 현 김해공항 국제선 터미널 확장은 ‘김해공항 국제선 터미널 2단계 확장’으로, 가덕공항은 ‘가덕신공항’으로 표기했다.)

-김해신공항 무엇이 문제인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면 당시 대구, 경북, 경남, 울산이 지지하는 밀양과 부산이 지지하는 가덕으로 후보가 좁혀졌다. 당시 김해공항 확장은 후보에도 없었다. 그런데 갈등의 봉합책으로 현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소음이나, 지형장애물에 대한 논의와 가중치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김해공항이 예정되고 확장된다고 해도 반쪽자리 공항에 불과해진다. 24시간 운영할 수 없는 공항은 의미가 없다. 공항의 백년대계를 보지 않고 근시안적인 정치적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공항은 확장성이 중요하다. 또 포화상태가 되면 똑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 폭탄 돌리기에 불과하다.

-가덕신공항이 가지는 장점은 무엇인가.
▲가덕신공항은 해상공항이다. 전 세계적으로 해상공항은 이미 검증되었고 대세다. 당장 우리나라만 해도 인천국제공항이 해상공항이고 일본에는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 나고야 주부국제공항,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등이 다 해상공항이다. 해상공항은 가라앉는다고 하는데 실제로 간사이 공항이 침하하고 있다. 사실이다. 하지만 그 부분은 간사이 공항을 지을 때부터 예상하고 지은 문제다. 인천공항 역시 개항 이후 3~4cm 침하했다고 하지만 심각하지 않다. 충분히 예측가능하고 보완 가능한 문제다. 미국과 같이 땅이 넓은 지역에 공항을 짓지 않는 이상은 해상공항이 답이다.

-얼마 전 부산-싱가포르 노선을 합의했다. 의미는.
▲싱가포르는 부산에서 편도 5000km가 넘는 취항지다. 보통 5000km 이상을 장거리 노선으로 보기 때문에 의미가 상당하다. 김해공항에 생긴 첫 장거리 취항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 의미는 김해공항도 장거리 노선을 취할 할 수 있는 여력이 된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싱가포르 노선을 계기로 부산발 장거리 노선이 더 생겼으면 한다.

-당장 가덕신공항을 추진하면 김해신공항 개항보다 2~3년 늦어진다. 대책은 있나.
▲현재 김해공항 국제선 터미널 2차 확장을 해야한다. 김해공항 국제선 터미널은 초창기 46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졌다. 작년 63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크기로 증축했다. 하지만 이미 올해 그 수용 인원을 뛰어 넘는다. 공항공사나 국토부는 시설재비치와 무인 키오스크 등으로 불편을 해소 하겠다고 했다. 말이 안된다. 이렇게 10년은 사용 해야한다. 김해공항의 경쟁력 추락은 물론이고 이용객들의 불편은 계속될 것이다. 국토부가 국적 항공사 이익을 생각하면 김해공항을 확장해서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도움 된다. 외국항공사 취항을 막는 것이 아니라. 

-김해공항에 장거리 노선이 생기지 않는 이유는   
▲일단 국토교통부가 김해공항을 키울 의지가 있는지 솔직히 의심스럽다. 왜냐하면 핀란드 항공사인 핀에어가 김해공항에 김해와 헬싱키를 잇는 노선을 개설하고 싶다고 알렸었다. 하지만 국토부는 국적 항공사의 이익이 침해된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국토부는 무조건 장거리는 인천공항으로 와서 타라는 논리다. 지방분권 시대에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장거리에 대한 충분한 수요는 존재하나.
▲수요는 충분하다고 본다. 부산발전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나 인천공항을 경유해서 미주나 유럽으로 가는 노선을 분석해보면 미주는 LA 노선이 주 3~4회, 프랑크푸르트 노선 주 3회 정도 수요가 나온다. 저비용항공사들이 김해공항에 취항하면서 수요를 창출했던 것처럼 미주와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이 들어온다면 상용고객 뿐만 아니라 관광객도 흡수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차 김해공항의 롤모델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국제공항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부산은 유라시아의 출발점이다. 부산항은 세계 6위 항만이고 국내 수출에 70%를 부산항이 차지한다. 여기에 항공화물까지 처리할 수 있다면 부산은 명실상부한 유라시아 관문이 될 전망이다. 또한 통일 한국의 단순한 최남단이 아닌, 통일 한국의 출발점과 도착점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가덕신공항으로 된다면, 현 김해공항의 역할은.
▲개인적으로는 가덕신공항이 운영되더라도 김해공항은 존치될 것으로 보인다. 김해공항은 군공항으로 군사작전을 하는 곳이고, 국내선의 경우 김해공항의 경쟁력이 크다. 현 국제선 터미널을 국내선 터미널로 이용한다면 더욱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덕신공항은 국제선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래서 24시간 가능한 공항이 필요하다. 

-대한항공이 오는 10월 28일부터 괌, 홍콩 노선을 단항한다. 김해공항이 저비용항공사 터미널화 되는 것은 아닌가.
▲사실 그것이 우려되는 부분이긴 하다. 대형항공사들이 버텨줘야 장거리를 유치 할 수 있는 명분이 된다. 하지만 또 하나의 기회라고도 생각한다. 저비용항공사 터미널화 된다고 하더라도 관문공항으로서의 역할은 변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김해공항이 살아남을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덕신공항을 재추진하면 대구와 경북의 반발을 다시 살 수 있지 않나.
▲대구, 경북은 이미 통합 공항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가덕신공항과 대구공항은 엄연히 다른문제이다. 대구, 경북이 밀양을 주장해서 앞서 2016년에는 김해 확장이라는 이상한 결론이 나버렸다. 이번에는 다르다.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덕신공항과 대구통합공항은 오히려 멀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시의 자세가 너무 소극적이라는 말이 있는데.
▲동감한다. 부산시의 자세가 너무 소극적이라고 생각한다. 국토부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 활주로 문제나 용역이 축소되서 진행되고 있을 때 등 부산의 목소리가 필요할 때는 대립각을 세워서라도 목소리를 강력하게 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아직 부산시의 태도가 만족스럽지는 않다.

-시민들의 지지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시민들의 생각은 현재 반반인 것 같다. 왜 가덕신공항으로 가야하는지를 설득 해야한다. 인천공항의 대체공항이 중국 상하이 푸동국제공항이다. 즉, 인천공항에 무슨 일이 생겨서 유사시엔 중국공항으로 향해야 하는 것이다. 남부권에 신공항이 생기면 그런 문제는 해결된다. 또한 통일 시대를 대비 해야한다, 통일된 인구 8000만 명에 인천공항을 중부권 공항으로하고 가덕신공항을 남부권 공항으로 허브를 삼아서 운영해야한다. 통일시대를 대비한다면 분명 우리나라는 최소 2개의 허브 공항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중심으로 시민운동을 계획하고 있다. 

-부산공항공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항상 공항 주권문제가 대두된다. 인천공항의 경우 인천공항공사가 따로 있지만 인천시가 관여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부산시는 이를 본보기 삼아서 10%라도 신공항에 투자를 해야 한다. 그래서 운영에 있어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한국공항공사의 경우 김해공항에서 벌어들인 돈을 적자공항에 메꾸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반드시 신공항은 부산공항공사가 운영해야 한다.

   
▲ 박인호 신공항추진범시민운동본부 상임대표 (사진 원동화 기자)

원동화 기자 dhwon@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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