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보다 국내로'…정부, 국내관광 활성화 추진>

여행업계 "국내관광 경비부담 완화 대책 필요"

정부가 3일 제2차 관광진흥확대회의를 통해 내놓은 관광산업 진흥책은 내국인의 국내 여행을 활성화하는 '관광 내수'에 초점을 뒀다.

   관광 시장에서 내국인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머물러 외국인 관광이 줄경우 관광 업계가 직격탄을 맞는 등 대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우리의 관광풍토가 국내보다 해외에 치중해온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만 해도 해외여행을 간 내국인이 1천480여만명을 넘어섰고 외국에 뿌린 관광지출도 178억3천800만 달러(약 19조1천200억원)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해외 관광을 국내로 돌려 내수를 활성화 하자는 게 이번 진흥책의 핵심이다.

   국내 관광 시장에서 내국인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기준 62%(약 23조9천억원)로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 프랑스, 일본 등은 국내 관광 시장의 70∼90%를 내국인 이 주도한다"며 "우리의 경우 내국인의 국내 관광 비중이 낮아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면 관광 산업이 큰 타격을 입는 취약한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관광객이 2008∼2012년 연평균 0.3% 감소했으며, 관광 일수도 2.7% 준 반면 해외 관광객은 연평균 3.4% 증가했다.

   진흥책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봄·가을에 맞춰 '관광 주간'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여름 휴가철에 집중돼온 관광수요 분산을 통해 관광의 질을 높인다는 취지인데, 이 기간 초·중·고교의 단기 방학을 유도하고 각종 캠페인도 벌인다.

   직장인의 휴가비를 정부와 기업이 공동으로 보조하는 '근로자 휴가 지원 제도'로 올해 3천500명을 지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확대하고 저소득 가정에 지급하는 '통합 문화 이용권'도 늘린다.

   이를 포함해 이번에 각종 추진과제로 확정된 것은 총 62개에 달한다. 지난해 7월 열린 1차 회의의 49개 추진과제와 합하면 6개월여 사이에 100개가 훨씬 넘는 과제들이 제시된 셈이다.

   업계 일각에선 이에 대해 정부의 관광 진흥책이 남발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나 후속 조치가 나오기 전에 새로운 의제 발굴에만 초점을 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국내 관광지 개발은 별반 큰 성과가 없는데 국내 여행비와 해외 여행비의 간격이 좁아지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법이 나와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국내ㆍ외 여행 간 가격차가 좁혀지는 상황에서 국내 여행경비를 줄이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해외 관광 총지출액은 2011년 8.8%, 2012년 6.3%, 2013년 8%로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1인당 평균 지출액은 1천225달러, 1천203달러, 1천202달러로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에 나가더라도 알뜰 여행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국내 관광의 경우 고(高) 물가 등으로 경비 부담이 큰 현실을 감안, 여행 발걸음을 가볍게 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여행사 관계자는 "같은 값이면 외국으로 가겠다는 사람들이 많다"며 "국내관광 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교통, 숙박비 등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각도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교통비의 경우 지자체별로 여행객이 기차를 타고 도착해 시티투어 버스나 렌터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고, 할인폭도 키운 여행 상품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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