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불안, 공간부족 등 열악한 근로환경 처해”
“감사원에 입주기관 및 빌딩 감사요구”
관리단 소속 기관 관계자 “용역업체와 관련된 일”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의 관리 노동자들이 열악한 근로환경을 개선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BIFC관리 노동자로 구성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 남구지회는 20일 BIFC 앞에서 집회를 열고 BIFC관리단 등에 처우개선을 요구했다.
 

   
▲ BIFC관리노조는 20일 집회를 열고 근로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촬영=홍윤 기자)

노조에 따르면 BIFC의 시설관리, 보안, 미화, 주차관리, 안내 등을 맡고 있는 200여 명의 노동자들은 식대, 휴식 및 위생공간 부족 등 복리후생은 물론 매해 재계약 갱신을 인해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 관리노동자의 휴식공간은 비상용 엘리베이터 근처 등 통로로 사용되는 자투리 공간에 마련돼 있다. 한 노동자는 “식비지원이 없어 도시락을 싸오는 경우가 많은데 통을 헹구기도 여의치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공공기관들의 대표로 구성된 관리단이 용역을 통해 관리 노동자를 간접고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완공 후 입주기관들은 건물관리 협의체를 꾸려 운영하다 2015년말 입주기관 대표 15명으로 이뤄진 BIFC 관리단을 법적단체로 꾸렸다.

관리단은 S&I코퍼레이션(구.LG서브원)과 KB유니온개발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과 계약을 맺었다. 그 중 당시 LG서브원은 금융환경엔지니어링과 GMI에 재하청을 줬다. 현재 컨소시엄이 고용하고 있는 인원은 총 202명.

관리 노동자들은 지난해 5월 노조를 만들어 용역업체 측에 임금과 노동조건 개선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S&I코퍼레이션으로부터 재하청을 받은 두 업체가 노조에 어려움을 호소하며 교섭에 난항을 겪었다.
 

   
▲ 노조관계자가 안내해준 BIFC관리노동자 휴식공간 모습. (촬영=홍윤 기자)

이에 결국 노조는 BIFC관리단에 직접 처우개선을 요구했다. 그러나 용역업체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이 상황이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공공연대노동조합 임성철 남구지회장은 이런 상황에 대해 “BIFC는 세금 일부가 투입돼 운영되는 곳인데 관리단이 용역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노조의 주장에 따르면 관리단이 관리용역을 발주할 때 기업이윤과 일반관리비의 비율이 8.3%이다. 그런데 S&I가 1.96%에 두 업체에 하청을 줬다. 원청의 기업이윤 비율을 100%라고 했을 때 재하청을 받은 용역회사는 13.6%의 이익금만 가져갔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전체직원 202명 중 117명의 직원을 가진 용역회사는 13.6%, 직원수가 15명에 불과한 S&I코퍼레이션은 51.4%를 가져가는 기형적 구조다”고 꼬집었다.
 

   
▲ 공공연대노동조합 임성철 남구지회장. (촬영=홍윤 기자)

노조는 이와 관련해 꾸준히 ‘예정가격 산출 및 용역원가공개’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KB유니온개발은 원가를 공개했다.

실제 2017년 말 법원이 한국공항공사 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요구한 용역계약원가와 인건비 지급내역을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린 적도 있다.

노조에 따르면 용역업체와 입주기관들은 이에 대한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관리 부실 등을 문제삼아 일부 BIFC 입주기관을 대상으로 BIFC빌딩 전면 감사를 감사원에 청구할 예정이다. 현재 300명이 넘는 인원의 서명도 받았다고 한다.

관리단 소속 기관 관계자는 “관리단 자체가 아파트입주대표회의처럼 의사결정기구기 때문에 직접 고용할 수 있는 조직이 아니다”면서 “현재 관리인으로 지정된 용역업체와 관련된 일이다”고 밝혔다.

실제 노조에서도 관리단의 직접 고용이 아닌 원도급업체인 S&I코퍼레이션에 직접 고용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홍윤 기자 forester87@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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