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학 산책]

   

 토천 장종원 선생

동양학 산책을 연재하면서 동양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잠깐 언급하고 넘어갈까 한다. 동양학이란 어떤 것이라고 명확하게 정의 되어진 내용은 없지만 독자제현께서 알고 계시는 바와 같이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의 오랜 역사 동안 전해져서 남겨진 정신적 유산을 말한다. 이를 세 가지로 구분하면 세 가지 철학과 세 가지 과학, 사서삼경을 포함한 동양고전 정도를 동양학의 범주로 넣을 수 있겠다.

세 가지 철학은 유교와 불교와 도교이고, 세 가지 과학은 역학과 음양오행, 풍수이다. 그리고 사서삼경은 동양의 고전으로서 논어, 맹자, 대학, 중용 등인 사서와 시경, 서경(상서), 역경(주역) 등 삼경이며 이는 동양학의 근간을 이룬다. 물론 이 밖에 동양의 정치, 경제, 사회, 천문학, 의학, 문화와 예술, 동양적 사고 등 수 없는 분야와 역사 속에서 동양의 문화를 연구하고 갈고닦아 오늘날까지 그 영향을 끼치고 있는 많은 사상가와 대학자 등도 동양학의 연구대상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연재될 내용은 동양의 세 가지 철학과 과학에 해당되는 유불선 삼교와 역학과 음양오행, 그리고 풍수에 대해서 알아보고, 사서삼경 등 고전에 대해서도 현대적인 시각으로 이야기를 나눠 볼까 한다.

동양학은 어느 시대부터 어느 시대까지 한정해서 구분하기는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있겠지만 대체로 이천년 이상의 역사와 시간을 갖고 동아시아에서 살아온 삶의 궤적이자 인생의 흔적으로 그 가치는 이루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

서양 현대과학의 대표 이론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닐스보어의 상보성 이론,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 유가와 히데끼의 중간자 가설 등과 현대 정보화 사회를 주도하는 디지털과학의 원리가 모두 동양의 음양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이는 16세기 로마교황청 사제들이 동아시아의 자연과학책인 역경을 가져가면서 비롯되었다.

이를 이용한 현대과학뿐만 아니라 인문학이나 철학도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동양학에서 해답을 구하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음은 동양학의 위치를 느낄 수 있는 현상이다. 과학문명의 발달과 세계화로 야기되는 복잡계의 세상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 겪는 공통적인 어려움은 가치관의 혼돈과 정신적인 공허함이라 할 수 있다.

동양학을 통해 삶의 지혜와 가치관의 기준을 바로 세워 이러한 현상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양학에 대한 이야기는 현대인의 좋은 참고자료가 되리라 생각한다. 동양학은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과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철학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법고창신은 옛것을 본받아서 이를 창조하여 새로움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가자는 것이며 온고지신은 전에 배운 것을 연구하여 새로운 도리를 알아내는 것을 말한다.

다산 정약용은 병조판서 오대익(吳大益)의 71세 생일을 축하하는 글에서 행복을 두 가지로 정의하고 있다. 하나는 뜨거운 열(熱)자, 열복(熱福)이고, 하나는 맑을 청(淸)자, 청복(淸福)이다. 열복은 가슴을 뜨겁게 해주는 화끈한 행복이다. 일명 세속에서 말하는 성공과 출세인 것이다. 외직에 나가 장군이 되어 깃발을 세우고 결재도장을 찍으며 관료로 성공하여 권세를 누리며 조정에서 정사를 결정하는 것을 열복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청복은 좀 다르다. 청복은 비록 사소하지만 청아한 삶의 일상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이다. 퇴근길에 지인과 즐겁게 이야기꽃을 피우며 기울이는 소주 한 잔, 가족과 단란한 식사를 하는 시간,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는 푸른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예쁜 꽃과 나무를 벗 삼아 자연의 향기에 취하며, 사소하지만 의미를 찾는 것이어야만 진정한 청복이다.

듣기만 해도 마음이 행복해지는 맑고 파릇한 일상의 행복이다. 우리는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열복의 추구를 위해 전력투구하지만 때로 청복을 추구하면서 인생의 멋과 맛을 즐겨보는 것도 중요하리라 생각한다.

동양학 산책은 법고창신과 온고지신이라는 두 가지 정신과 마땅히 누려야 할 우리의 청복을 위해 앞으로 부산시민과 함께 망망대해인 동양학의 항해를 함께 할 것을 다짐해 본다.

 

토천 장종원은 동양명리학자이자 경영학 박사로서 토천 행복연구원장으로 활동.

▲ 원광디지털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 부산동의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 강사

▲ 부경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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