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우리동네 문화공간] - (25) 생활기획공간 통

   
장전동에 위치한 ‘생활기획공간 통’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며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생활문화예술 플랫폼이다. 사진은 예술인 학습 공동체 유토피아를 진행하는 모습이다. (사진=배병수 기자)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며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공간’. 금정구 장전동에 위치한 ‘생활기획공간 통’ (이하 통) 대표들에게 어떤 활동을 하는 곳인지 물었을 때 돌아온 답이다. 이렇게 모호한 성격의 공간이 또 있을까 싶었다.

그러나 곧 ‘생활기획’이란 무엇을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에서 통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문화는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문화가 변해야 사회가 변화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활도 목적과 방향성을 가지고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여러 사람이 만나 함께 일을 도모해야 한다. 따라서 통은 생활을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이 만나는 공간”이라고 했다.

통은 지난 2010년 9월 11일 세 명의 젊은이가 도시철도 장전역 맞은편에 마련한 자그마한 문화공간이다. ‘가치 있는 삶의 기획’, ‘다양한 삶의 공존’을 모토로 일상에서 즐거움의 가치를 찾는다.

통을 함께 운영하는 세 명의 공동대표는 시인 박진명을 비롯하여 사회학을 하는 송교성, 문화기획자 김혜린이다. 책 읽기 모임에서 만난 이들은 카페 등을 전전하며 모임을 진행하다가 어떤 일이 이루어지던 동네 사랑방이 있으면 좋겠다는데 뜻을 모았다.

이곳에서 박 대표는 시를 쓰고, 송 대표는 공부하고자 했다. 그리고 김 대표는 사람들과 함께 음악을 하고 싶었다. 대표들뿐만 아니라 원하는 누구나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빈 공간을 만든 것이다.

용감한 대표들은 교통이 편리한 도로변 1층에 통을 개관한 후 갓 서른을 넘긴 비정규직에는 큰돈인 월세 80만 원을 마련하기 위해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통을 유지해왔다. 그러다 지난 4월 그 건물 5층으로 자리를 옮기며 경제적 부담을 덜고, 책 읽기 모임 등 내실을 기하고 있다.

공예 작가들 모임 아마존의 전혜정 대표는 “통은 그냥 자기들끼리 하고 싶은 것 한다고 하지만, 그 활동이 주변 사람들에게 자극이 된다. 이들이 하면 공부도 딱딱한 것이 아니라 즐거워 보인다. 저렇게도 노는구나 싶다.”며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함께 어울려 하고 싶은 것을 찾는 것을 보며 통이 내건 생활기획이라는 타이틀이 갖는 뜻을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부산대학교가 있는 금정구 주변은 다른 지역에 비해 청년문화 단체들의 활동이 활발한 편이다. 이 지역에서 통은 문화단체 중 생활문화, 대중적 인문학을 담당하며 지역민을 문화로 유인하는 역할을 한다.

송 대표는 “이곳은 생활문화예술 플랫폼이다. 문화예술인들이 편하게 모이는 곳이며, 주민들도 지역 예술인을 쉽게 만났으면 한다. 이제까지 장전동에 있는 문화 단체들의 다리 역할을 해왔다.”고 자평했다.

늘 소박하지만 새로운 사업들을 시도해온 통은 문을 연 해에 열린 G20 정상회담에 대응하여 ‘T20’이라는 이름으로 非정상회담을 열었다. 이후 통 시간표는 각종 행사로 빼곡했다. 가장 통다운 프로그램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통에서 나를 세우다’로 지역주민들이 장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2011년부터는 청년문화 축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2013년에는 레지던시를 운영하기도 했다. 현재는 꿈다락과 예술인 학습 공동체 유토피아를 진행하고 있다.

청년들이 만드는 잡지 ‘개념미디어 바싹’ 등 각종 동아리 활동도 활발하다. 30대 여성들로 구성된 동아리 ‘예술과 사회’는 5년째 미학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요즘 사람들은 여유가 없으며 놀 곳도 마땅치 않다고 생각해서 통을 마련했다. 그리고 지난 5년간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었으며, 많은 친구들이 다녀갔다. 앞으로는 그들이 이곳의 주인이 되어야한다.”고 말했다.

▲위치 : 부산시 금정구 장전동 222-41번지 5층

▲커뮤니티 : cafe.daum.net/zztong

▲전화번호 : 051-516-9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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