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부진…엔화도 약세

주식시장에 악재만 쌓이는 모습이다.

유럽에선 올해와 내년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8%, 1.1%로 종전보다 0.4%포인트, 0.6%포인트나 내려 잡았다는 소식이, 미국에선 9월 무역수지 적자가 최근 5개월 사이 가장 많은 430억달러나 됐다는 발표가 나왔다.

글로벌 경기 부진을 재차 확인한 발표다. 유럽을 중심으로 두드러진 저성장은 미국의 수출부진을 불러오며 무역적자 확대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저성장은 수요 부진을 불러올 수밖에 없기에 국제유가도 급락했다. 밤새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59달러(2.02%) 떨어진 77.19달러에서 거래를 마쳤다. 2011년 10월4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이에 프랑스 CAC 40 지수와 독일 DAX 30지수가 각각 1.52%, 0.92% 내렸고 영국 FTSE 100 지수도 0.52% 하락했다. 뉴욕에서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강보합이었지만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0.28%, 0.33% 밀려났다.

뉴욕에선 4일 치러진 미국 상하원 중간선거 때문에 관망세도 컸다.

5일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일본의 양적완화 강화가 불러온 엔저(엔화 약세) 현상이 여전히 핵심 변수다. 밤새 선진국 시장의 부진도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간판주들의 부진도 코스피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엔저는 물론 미국에서 연비과장 논란에 따른 벌금, 점유율 하락까지 악재가 겹쳐 전날까지 5일째 미끄러졌다.

그나마 엔저의 속도가 주춤해진 것은 다행스럽다.

엔화 환율은 지난주말부터 달러당 110엔선을 넘어서 거침없이 상승해 한때 114엔을 웃돌기도 했지만 이날 오전 현재 113엔대 중반에서 등락 중이다.

전날 원·달러 환율도 3.9원 오른 1,076.5원에 마감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환율 부담은 여전한 상황”이라며 “다만, 엔·달러 환율 속도가 약해졌으므로 지난 이틀간 나타났던 주가 조정에 대한 부담이 오늘은 덜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강달러 흐름이 다소 완화된 가운데 수출업체 네고물량 유입이 이어지며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 핵심 관심사인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 6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 7일 미국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확인하고 가자’는 심리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글로벌 디플레이션 우려감과 상품가격 약세는 제조업의 실적 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부담이 덜한 내수주와 IT업종을 중심으로 한 매매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 samic8315@busaneconomy.com

저작권자 © NBN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