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국 경기회복 ‘긍정 신호’
엔화약세 속도 높여 ‘부정 신호’

한국시간 6일 밤에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이 발표되면 국내 증시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증권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회의 결과만큼이나 중요한 변수는 국내 시장이 회의 결과를 어떻게 해석할 지다.

시장이 ECB의 경기부양책으로 유럽과 중국 경기가 회복되리라 점친다면 국내 증시엔 호재가 되겠지만,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의 속도를 높일 것으로 우려한다면 부정적 재료가 된다.

ECB가 추가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경우 국내 증시가 받을 영향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소 엇갈렸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최대 수출 지역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경기부양책으로 유럽 경기가 살아나면 중국 산업이 활성화되고 이 경우 한국도 간접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생긴다”며 ECB의 부양책이 국내 증시에 호재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최근 가뜩이나 환율에 신경이 날카로워진 국내 증시가 ECB의 추가 부양을 부정적으로 해석할 가능성도 크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ECB의 추가 부양책이 결정되면 유로화 약세가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며 “현재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어 부정적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강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ECB가 추가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것인지 장담하기는 어렵다.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유로존 회원국의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을 기존 1.2%에서 0.8%로 낮춰 추가 부양의 기대감을 부추겼다.

지난주 일본 중앙은행(BOJ)의 ‘깜짝’ 추가 양적완화 발표도 ECB의 추가 부양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시기 면에서도 ECB가 추가 부양책을 발표할 만한 때다.

강현기 연구원은 “미국 양적완화(QE3)가 종료되기 전에 ECB가 추가 부양책을 발표하면 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 있었다”며 “이제는 QE3 종료가 선언됐으므로 ECB가 이번, 또는 늦어도 내년 1분기 안에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봤다.

반면 이번에 ECB가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의 추가 부양책을 내놓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오승훈 연구원은 “ECB가 오늘 통화정책회의에서 실제 행동은 취하지 않되, 강한 발언으로 추가 경기부양책 실시 기대감을 주는 것이 국내 증시에 그나마 가장 좋은 시나리오가 될 것”으로 봤다.

김찬이 기자 chan1001@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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