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사업 가시적 성과 못 내
매출 65% 차지 광고 경기도 저조

애초 다음카카오의 목표주가로 20만원 이상을 예상했던 증권사들이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속속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증권사들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다음카카오가 여전히 매력적인 종목이지만, 카카오의 신규 사업이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했고 광고 경기가 예상보다 나쁘다며 내년 실적에 대해서도 낙관론을 제시하지 않았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카카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3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감소했다. 매출액은 2,218억원으로 20.7%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63억원의 적자 전환했다.

다음카카오의 3분기 실적 부진은 합병 관련한 일회성 비용 발생 탓이 컸다.

이선애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비용에서는 인건비와 지급수수료가 늘었고, 영업 외 부문에서는 합병 과정에서 다음과 카카오의 자산을 재평가하며 무형자산 상각 손실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또 순이익에서는 라이코스 관련 손실이 전액 반영돼 118억원의 중단사업손실도 반영돼 영업과 비영업 부문 통틀어 총 517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그러나 증권사들의 다음카카오 목표주가 하향 배경에는 앞으로의 실적에 대한 우려도 반영돼 있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합병 관련 일회성 손실보다 실망스러운 것은 카카오가 3분기에 시작한 여러 신규 사업에서 새로운 매출원이 관찰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목표주가를 21만1,000원에서 17만2,000원으로 크게 낮췄다.

이선애 연구원도 “당장 동사의 매출 중 65%를 차지하는 광고 경기가 예상보다 더욱 저조하다”며 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목표주가도 기존 20만원에서 18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올해와 내년 다음카카오의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26.6%, 12.0% 낮추고 목표주가도 20만원에서 18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삼성증권은 목표가 20만원을 유지했지만 카카오의 매출 성장 둔화를 지적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매출액은 883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3% 늘어나는데 그쳐 당시 추정치(1,088억원)를 밑돌았다”고 말했다.

그는 “광고 비수기에 카카오스토리와 옐로아이디 등 카카오 신규 광고 상품의 성과가 기대치를 밑돌았고 3분기 ‘선물하기’ 서비스를 자체 판매(직영)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거래액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또 카카오뮤직과 이모티콘 등 콘텐츠 매출 성장도 둔화돼 전체 매출 증가세도 크게 주춤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다음카카오의 중장기적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한 자신감을 유지했다.

김창권 연구원은 “다음카카오의 단기적 주가 결정 변수는 11일에 서비스가 시작되는 ‘뱅크월렛’의 성공 여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톡 회원 간 송금하기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 기대감이 크고 ‘이모티콘 증정’ 등 카톡 자체가 가진 마케팅 수단이 큰 잠재력”이라며 양호한 성과를 기대했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3분기 실적 부진으로 카카오의 성장성을 깎아내리기엔 이르다”면서 “카카오는 국내 ‘온라인 투 오프라인’(O2O·Online to Offline) 시장 확대의 최대 수혜주이므로 중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수 기자 kms37@busaneconomy.com

저작권자 © NBN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