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112억 순매수
한중 FTA 관련 업종 ‘희비’

코스피는 11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현대·기아차의 주주 친화 정책에 힘입어 1,960선에 안착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4.77포인트(0.24%) 오른 1,963.00에 장을 마쳤다. 약보합세로 개장한 코스피는 오전 1,960선을 위아래로 여러 차례 오르내렸다.

오후 들어 1,965.41까지 올랐다가 상승 폭을 되돌리며 소폭 상승으로 마무리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엎치락뒤치락 방향을 바꿨다.

개장 직후 ‘사자’에 나섰던 외국인은 ‘팔자’로 돌아섰다가 다시 순매수로 방향을 틀어 1,112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기관은 ‘사자’에서 ‘팔자’로 전환했다. 763억원을 순매도한 연기금이 다른 기관의 매수세를 상쇄해 기관 전체의 순매도 규모는 480억원이었다.

개인도 1,273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달러 강세가 재개되면서 환율 변동성에 대한 부담감이 되살아났고 한중 FTA 효과가 일부 업종에 제한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한중 FTA 체결 소식은 증시에 복잡하게 작용해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전날 체결 소식이 전해진 직후 제조업 중심의 대형 수출주들에 관심이 집중됐으나 자동차와 일부 석유화학 품목이 양허 대상에서 제외됐고 액정표시장치(LCD)는 10년 내 관세 철폐 대상에 들어가는 등 세부 내용이 알려지자 기대감은 희석됐다.

오히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철강 업종에 악재로 작용했다.

전기전자는 1.89%, 철강금속은 1.44% 하락했다.

두 업종의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포스코는 각각 2.92%, 3.24% 내렸다.

반면 화장품과 여행, 물류, 화학 업종은 상승했다.

운수창고는 5.57% 급등했으며 음식료품은 1.96%, 운송장비는 1.74%, 화학은 1.64% 각각 올랐다.

특히 중국 수혜주로 꼽히는 아모레퍼시픽은 9.28%, 쿠쿠전자는 6.38% 치솟았으며 대한항공도 7.08% 급등했다.

현대·기아차 주가는 한중 FTA 수혜에 대한 기대감은 사그라졌으나 수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 기대, 낙폭 과대 인식 등에 상승세를 이어갔다.

현대차는 5.71%, 기아차는 2.02% 상승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53억원), 비차익거래(1,538억원) 모두 매수 우위였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현재 ‘바닥 다지기’의 과정에 있다”며 “한중 FTA는 장기적인 문제이므로 시장 방향 자체를 전환할 이슈라고는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 연구원은 국내 증시를 상승세로 끌어갈 수 있는 재료는 글로벌 경기 개선이라며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책에 힘입어 유로존 경기가 좋게 전개되면 중국의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우리 증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날 약세였던 코스닥시장은 회복세였다.

코스닥지수는 545.13으로 5.91포인트(1.10%) 상승했다. 중국 진출에 대한 기대가 커진 엔터테인먼트주, 식품주가 강세를 이끌었다. 동서가 7.53%, CJ E&M이 7.27% 각각 올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달러당 6.6원 오른 1,091.6원에 마감했다.

김민수 기자 kms37@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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