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수 전 부회장 예상 차익 최고 560배 달할 전망
"헐값 발행 BW 인수로 얻은 시세차익 사회 환원해야"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 (사진제공=연합)

최고의 공모경쟁률을 기록한 삼성SDS의 상장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14일 상장하는 삼성SDS의 주가가 강세를 이어가면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등 삼남매가 상장으로 거둘 수 있는 예상 차익이 투자액의 최고 300∼430배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과 김인주 삼성선물 사장도 삼성SDS 상장 이후 주가가 오르면 적게는 투자액의 390배에서 최고 560배에 달하는 시세 차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증시 안팎에선 이들이 헐값에 발행된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로 수백 배의 차익을 거두는 것이어서 일부는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지적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학수 전 부회장을 제외하고 이재용 부회장 등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은 6개월간 의무보호예수(투자자 보호를 위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 매매를 일정 기간 제한하는 것)로 6개월이 지나야 지분을 팔거나 현물출자에 나설 수 있다.

◇ 삼성SDS 투자 차익 거의 천문학적 수준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재벌닷컴,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4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삼성SDS의 주가는 장외거래 가격 수준인 35만원에서 최고 50만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SDS 주식의 액면분할과 유상증자, BW 저가 인수, 계열사 합병 등으로 이재용 부회장은 주당 평균 1천180원에 주식을 사들였다. 이부진·이서현 사장의 평균 매입 단가는 1천112원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11.25%)을 보유하는 데 들인 돈은 103억원에 못 미치고 이부진·이서현 사장은 34억원씩을 삼성SDS 지분 매입에 썼다.

상장 후 삼성SDS 주가가 현 장외가 수준인 35만5천원으로 오르면 이재용 부회장 삼남매는 지분가치가 5조2천334억원으로 올라 평균 투자액의 307배의 차익을 거둘 전망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보유 지분 가치는 공모가를 적용한 1조6천500억원에서 3조900억원으로 투자액의 300배의 차익이 예상된다. 이부진·이서현 사장의 지분가치는 각각 1조717억원씩으로 성과는 318배 수준이다.

삼성SDS 주가가 상장 후 50만원에 도달하면 이재용 부회장 삼남매는 보유 지분이 7조3천710억원에 달해 투자액 대비 430배의 차익을 얻게 된다.

삼성SDS 보유 지분 가치는 이재용 부회장이 4조3천419억원으로 투자액의 423배에 이르고, 이부진·이서현 사장은 1조5천61억원씩으로 투자액의 450배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학수 전 부회장의 삼성SDS 지분 투자 성과는 더 높다.

이학수 전 부회장은 삼성SDS 지분을 사들이는 데 주당 892원씩 27억원을 들였다. 보유 지분 가치는 삼성SDS 주가가 35만5천원이면 1조913억원으로 투자액의 397배, 주가가 50만원이면 1조5천371억원으로 560배의 상장 차익이 각각 예상된다.

김인주 삼성선물 사장은 주당 904원씩 모두 12억원을 투자했다. 주가 35만5천원과 50만원일 때 지분 가치는 각각 4천694억원과 6천611억원으로 각각 392배와 552배의 예상 차익이 계산된다.

◇ 삼성SDS 배당금도 '두둑'…투자금 이미 회수

이들 주주는 삼성SDS에서 지금까지 꾸준한 배당을 받아 이미 투자액을 모두 회수한 상태다.

삼성SDS는 다른 재벌그룹처럼 총수 일가나 계열사 보유 지분이 많은 비상장사로, 계열사의 일감을 받아 성장하는 시스템통합(SI)업체다.

지난해 말 기준 최대주주인 삼성전자(22.58%)와 특수관계인이 66.6%의 지분을 보유했다. 계열사 일감으로 매출액은 지난해 4조6천329억원으로 2003년 1조7천40억원의 2.7배로 성장했다. 내부거래 비율은 같은 기간 67.04%에서 71.44%로 높아져 평균 68.97%로 집계됐다.

이재용 부회장 삼남매는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성SDS 배당으로 모두 337억원을 받았다. 이학수 전 부회장과 김 사장도 같은 기간 각각 68억원과 29억원의 배당을 챙겨 투자액을 회수하고도 차익을 남겼다.

◇ 이재용 부회장, 내년 5월 이후 지분 매각 가능

그러나 이 전 부회장을 제외하고 이재용 부회장 삼남매 등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은 상장 후 6개월간 묶인다.

따라서 이재용 부회장 삼남매가 삼성SDS 보유 지분을 매각하거나 현물출자에 활용하는 것은 내년 5월 중순 이후부터 가능하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이 부회장 삼남매가 여론 등을 의식해 주식을 팔아 현금화하기보다 현물 출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주주가 지배구조의 밑단에 있는 삼성SDS 주식을 팔아 승계 등에 활용하기 쉽지만, 바로 시장에 주식을 내놓으면 비난 여론이 높아질 것"이라며 "삼성SDS 주식을 현물 출자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측은 과거 삼성SDS BW 헐값 발행에 따른 배임 책임을 지려고 회사 손실 부분을 메워주고 당시 8천억원대 규모의 재단을 설립해 환원한 바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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