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연합)

현대·기아자동차[000270]가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급락하는 주가를 방어할 수 있을지 주식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현대·기아차가 이번 조치로 주가 추가 하락은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잃어버린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주가 상승을 꾀하려면 실적 개선과 경쟁력 회복 등 근본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현대자동차[005380]는 전체 발행주식의 1% 수준인 총 285만4천783주(4천491억원)를, 기아자동차는 발행주식의 1%인 보통주 405만3천633주 (2천209억원)를 각각 사들이기로 했다.

이런 조치는 한전 부지 고가 매입 이후 주가가 급격히 추락하고 외국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매각하는 사태가 지속하자 이를 막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8월 4일 24만7천원이었던 현대자동차의 주가는 지난 10일에는 종가 기준 16만6천500원으로 32.6%나 급락했다.

기아차도 이 기간 6만3천원에서 5만4천400원으로 13.5%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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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45%대를 유지하던 현대차의 외국인 보유 지분율도 최근에는 44%대로 낮아지는 등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도 잇따랐다.

시장에선 이번 조치로 현대·기아차가 일단 주가의 추가 하락은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3분기 실적 발표 시 배당을 늘리겠다고 밝힌 데 이어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는 등 '주주 달래기'에 나선 만큼 주가가 현 수준에서 바닥을 형성할 것이란 얘기다.

현대차 주가는 전날 5.71%나 뛰어오른 데 이어 이날 오전에도 약 1.4%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기아자동차도 전날 2.02% 올랐고 이날 오전엔 강보합권이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적극적인 주주 친화정책은 긍정적이며 최근 환율과 경기둔화 우려도 진정돼 현대·기아차 모두 단기 주가 반등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조치를 계기로 현대·기아차의 투자 매력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무엇보다 주가가 떨어질 만큼 떨어져 바닥권인데다 주주 가치 제고 노력이 본격화하면 주가는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것이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저를 제외하면 파업과 한전부지 매입 충격 등 각종 악재가 대부분 해소됐으므로 저평가 매력을 고려할 때 연말로 갈수록 현대차에 대한 매력은 커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자사주 매입은 성난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첫 단추'를 꿴 것에 불과할 뿐 근본적인 실적 개선과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주류를 이룬다.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로 당장 추락하는 주가를 붙잡을 순 있겠지만 치열해지는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한 최근과 같은 주가 급락과 투자자 외면 상황은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신뢰를 많이 잃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 한 가지로 예전의 주가를 단숨에 회복할 수는 없다"면서 "배당 확대와 4분기 실적 호전 등이 쌓여야 중장기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시장은 세계 자동차 시장의 정체상황, 과도한 경쟁 구도에서 현대차그룹이 돋보이는 성과를 내고 이로 인해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하는 본질적 해결책을 더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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