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미사용 예산 1천억원 집계
책임 전가로 도민 분열 금지 주문

   
무상급식 갈등을 겪는 홍준표(왼쪽) 경남도지사와 박종훈(오른쪽) 경남도교육감이 지난 4일 열린 경남도의회 본회의에 함께 참석하고 나서 본회의장 앞에서 마주쳤지만 서로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싸늘한 모습으로 피하고 있다.

학교 무상급식 감사와 보조금 예산 편성 문제로 경남교육청과 갈등을 빚는 경남도는 13일 “무상급식은 남아도는 교육청 예산으로 하라”고 촉구했다.

경남교육청이 예산을 편성, 확보하고도 사용하지 않는 돈이 한해에 1,000억원을 훨씬 넘기 때문이다.

경남도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 “지방자치단체는 공무원 인건비도 충당하지 못할 정도로 재정 여건이 매우 어렵지만 경남교육청은 많은 예산이 남아돌아 쓰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남교육청은 최근 4년간 4,938억원의 예산을 사용하지 않고 불용 처리해 한해 평균 불용 예산이 1,235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4년간 이월된 예산과 순세계잉여금 등을 합하면 잉여 예산이 무려 1조1,757억원에 달한다고 경남도는 추계했다.

반면 도내 9개 시·군을 포함 전국의 78개 지자체는 재정이 날로 악화돼 자체 수입으론 인건비도 조달하지 못할 지경이라고 도는 설명했다.

도는 이어 “지자체는 허리띠를 졸라매며 부채를 갚느라 예산을 아껴 빠듯한 살림을 하고 있지만 교육청은 비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하고 재정을 방만하게 운용하면서 재정 형편이 어려운 지자체에 무상급식비를 부담 지우려 한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교육청이 내년에 지자체에 요구하는 예산이 643억원인데 이는 한해 평균 불용 예산의 52.1%밖에 안돼 교육청은 불용 예산만으로 무상급식비를 조달하고도 많은 금액이 남는다고 도는 강조했다.

경남도는 “급식은 기본적으로 학교급식법에 따라 교육청이 집행하는 사무”라며 “교육청은 더 이상 무상급식에 대한 책임을 도와 시·군에 전가하거나 사실을 왜곡해 도민을 분열시키지 말 것”을 교육청에 주문했다.

이에 대해 경남교육청은 “경남도의 보도자료를 면밀히 분석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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