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주도권을 염두에 둔 것인가, 아니면 과제 수주를 위한 리스크 분산인가"

LG전자가 박막태양전지를 위해 삼성전자와 손을 잡았다. 경쟁 상대는 바로 LG이노텍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식경제 R&D혁신전략 중 '고효율 대면적 박막태양전지' 부문에서 LG전자는 삼성전자, 동진쎄미켐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LG이노텍은 한국철강, 이건창호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 양보할 수 없는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고효율 대면적 박막태양전지 과제는 △고효율 대면적 구리·인듐·갈륨·셀레늄(CIGS) 박막태양전지 △고효율 대면적 아모퍼스 실리콘(a-Si) 박막태양전지 △저가형 대면적 염료감응 박막태양전지 연구가 주 내용이다. 이 과제는 기술 개발보다 사업화에 포커스를 맞추고, 선정된 컨소시엄에 3년간 1400억원을 지원한다.

이에 따라 LG전자가 참여한 컨소시엄에서는 삼성전자가 CIGS 박막태양전지, LG전자가 a-Si 박막태양전지, 동진쎄미켐이 염료감응 박막태양전지를 맡는다.

LG이노텍이 참여한 컨소시엄에서는 LG이노텍이 CIGS 박막태양전지, 한국철강이 a-Si 박막태양전지, 이건창호가 염료감응 박막태양전지 개발에 참여한다.

이 두 컨소시엄은 오는 4월 28일까지 박막태양전지 개발 및 사업화 등의 전반적인 로드맵을 완성해 정부의 심사를 받게 되며, 5월에 최종 수행 컨소시엄을 선정한다.

LG가 계열사를 나눠서 컨소시엄을 구성한 이유에 대해 지경부 한 관계자는 "두 컨소시엄 중에 어떤 곳이 선정돼도 과제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과제 선정에서 컨소시엄에 중소기업이 50% 이상 포함되면 가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한 관계자는 "LG그룹 경영진에서는 LG전자와 LG이노텍이 서로 추구하는 기술방향이 달라 선의의 경쟁으로 보고 있다"며 "정부 과제를 초월해 그룹 내에서 기술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는 관점으로 이 같은 구도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태양광업계에서는 LG그룹 태양광 사업의 LG전자로 일원화를 반대해온 LG이노텍이 이를 우려해 LG전자와의 컨소시엄 구성을 반대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함봉균·김용주기자 hbkon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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