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개축 또는 다른 곳 이전 검토
건물안전 C등급… 화재위험 노출

영남권의 중추 농산물 도매시장인 사상구 ‘엄궁 농산물 도매시장’의 현대화 사업이 드디어 추진된다.

엄궁 농산물 도매시장은 매립지에 지어져 1993년 개장할 때부터 부실 논란을 빚었던 곳이다.

개장 후 20여 년이 지난 현재 건물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이고 유통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시설 현대화도 시급한 실정이다.

18일 부산시에 따르면 엄궁 농산물 도매시장의 현대화를 위한 증·개축 또는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엄궁 농산물 도매시장은 현재 건물 노후뿐만 아니라 전기·가스·설비 노후화에 따른 화재위험에 상시 노출되어 있다.

특히 건물안전등급이 C등급(2013년)에 속할 정도로 낡아 매년 시설 개·보수에만 18억원 이상이 투입되고 있다.

부지가 15만4,000㎡로 좁은 탓에 저온저장고, 세척과 소포장 시설, 원스톱 쇼핑시설, 상·하차시설 등 유통환경 변화에 따른 소비자와 이용객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부산시는 증·개축, 강서 체육공원 인근으로 이전, 서부산 유통단지 옆으로 이전 등 3가지 안을 검토하고 있다.

증·개축 안은 청과동 점포를 재배치하고 기계화 하역장과 저온경매장을 구축하는 한편 트럭 판매동·상장 예외 거래동·쓰레기처리장 등을 재건축하는 안이다.

증·개축에는 3가지 대안 중에서 가장 적은 830억원(국비 249억원·시비 249억원·융자 332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현 엄궁 농산물 도매시장의 최대 약점인 지반침하에 따른 건물 안정성 문제를 앞으로도 안고 가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사업비 830억원 가운데 융자를 포함해 581억원을 시가 맡아야 하는 부담도 있다.

23만1,000㎡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강서 체육공원 인근으로 이전하는 방안은 농산물 도매시장은 물론 인근의 부산·경남 화훼공판장, 축산물 판매시설을 통합해 옮기는 안이다.

부지 매입과 건설에 2,641억원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엄궁 부지를 주거 또는 상업용지로 용도 변경해 팔면 최소 2,300억원에서 최대 3,260억원가량 받을 수 있어 사업비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안은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위한 정부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2017년 이전 예정인 공업용수 정수장 등 서부산유통단지 옆 12만7,000㎡를 활용하는 안은 부지 매입비를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현재 엄궁 부지보다 좁다는 게 흠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개발제한구역 해제라는 어려움이 있지만 제2안을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고 있다”며 “건립 후 현 부지 매각을 통한 상환, 공영개발 등 개발방식 등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나서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NBN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