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풍력도 우리나라 차세대 성장 동력원으로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정자춘 비손에너지 사장은 소형풍력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설치에 필요한 면적이 좁고 장소 제한이 적은데다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소형풍력만의 장점을 살려 국내 보급을 물론 수출 산업화까지 가능하다는 게 정 사장의 생각이다.

"많은 사람들이 풍월로 '우리나라에서 소형풍력은 절대 안 된다'는 잘못된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적층화(풍력발전기를 여러 개 쌓아서 구성) 개념을 적용해 설비용량을 늘렸듯, 새로운 컨셉트를 통해 효율과 활용 범위를 넓히면 산업을 얼마든지 키울 수 있습니다."

지금은 '바람'에 모든 것을 걸고 활동하고 있지만, 사실 그는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인이다. 대학시절 전기·전자와 반도체 설계 등을 전공으로 공부하고, 반도체 설계업체(팹리스) 아라리온의 사장으로 활동한 '국내 대표 1세대 팹리스 CEO'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그랬던 그가 풍력발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4년부터다. 정 사장은 "에너지 사업은 전기·전자뿐만 아니라 기계·건설 등 여러 부문이 복합된다는 사실에 끌렸다"며 "시간이 갈수록 빛을 볼 수 있는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만큼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고 말했다.

아라리온을 떠나 지난 2006년 비손에너지를 설립한 후 정 사장은 소형풍력발전시스템 '애니윈드'를 개발하는 등 그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인버터의 최대출력점추종(MPPT) 기능을 통해 풍속에 관계없이 최대 전력 출력을 낼 수 있게 했고 연곡(撚曲·Stacked Twist Round) 블레이드(날개)를 사용해 효율을 높이고 소음은 줄였다.

정 사장은 "블레이드·발전기·인버터 등을 우리가 직접 개발해 효율은 물론 가격경쟁력도 높였다는 게 장점"이라며 "무엇보다 적층화를 통해 좁은 공간에서도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적층화를 통해 설비용량을 늘려, 2012년부터 시작되는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PS) 사업에서도 애니윈드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올해는 에너지관리공단의 신재생에너지 인증 획득을 통해 국내 보급 사업에 적극 나선다는 목표다. 또한 중국·일본·인도네시아 등으로의 수출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 사장은 활발한 사업을 위해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신재생에너지 인증 획득에 대한 부분을 지적했다.

정 사장은 "인증을 받기 위한 1년 이상의 실증 기간은 중소업체 입장에서는 사실상 너무 긴 시간"이라며 "불량 제품의 난립을 막기 위해 인증을 엄격히 관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중소기업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대안을 만드는 것도 고려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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