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폐전기전자제품에서 유가금속을 추출·재활용하는 '도시광산업'이 각광받으면서 기업들이 관련 사업 내재화에 나섰다. 아직 산업 초기 상태지만 향후 성장성이 유망해 미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S니꼬동제련(대표 구자명)은 최근 전기전자 부품 수거·재활용 전문업체이자 협력사였던 리사이텍코리아를 인수했다. 그동안 리사이텍코리아가 인쇄회로기판(PCB) 등 전자부품을 분쇄해 납품하면 LS니꼬동제련이 제련과정을 거쳐 유가금속을 추출해왔다. 이에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에도 전기전자재품 재활용업체인 휘닉스엠앤엠을 인수한 바 있다. LS니꼬동제련은 이번 인수를 통해 가전제품 수거에서부터 분쇄에 이르는 후방 산업을 내재화할 수 있게 됐다.

LS니꼬동제련 관계자는 "리사이텍코리아가 재활용품을 수거하면 이를 휘닉스엠앤엠이 가공한 뒤 LS니꼬동제련이 제련하는 방식"이라며 "공정 내재화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SK텔레콤(대표 정만원)은 지난달 노후화된 2세대(G) 교환·기지국 및 중계기 재활용 사업자로 그룹내 계열사인 SK텔레시스(대표 박학준)를 선정했다. 이르면 이달말 철거 작업에 착수할 예정으로 올해 총 사업비는 50억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최근 도시광산업이 각광받음에 따라 미리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SK텔레시스의 경우 관련 사업경험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중소 재활용 전문업체들을 제치고 사업자로 선정됐다. 일단 협력사들을 통해 분쇄 및 재활용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KTF도 수거한 중고 단말기를 재생·가공하는 모비션(대표 안기철)이라는 업체를 운영 중이다. 모비션은 수거한 중고단말기를 분해해 사용가능한 부품으로 매월 6만대 가량의 중고단말기를 재생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폐전기전자제품 재활용이 영세 업체들을 통해 이뤄졌던 것과 달리 최근 업체간 인수합병 및 내재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시장이 성장할수록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재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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