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거래량 ↑ 실적도 ↑
업황 개선은 어려워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투자증권.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극심한 불황 속에도 1분기에 소폭이나마 흑자를 올렸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증권은 올해 1분기(1∼3월)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613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10∼12월)와 비교해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9689억원으로 작년 4분기보다 44.2%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46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삼성증권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도 611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7414억원으로 16.46%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44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현대증권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7억원으로 작년 4분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한국투자증권도 1분기 영업이익이 571억1500만원으로 작년 4분기보다 113.7% 늘었다고 공시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 증권사들의 실적이 작년 4분기보다 개선된 것은 핵심 사업인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부문이 나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올해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5조7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거래량이 올해 1∼3월에 지난해 말보다 늘어나면서 실적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들 증권사의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서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대우증권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1분기(38억원)의 16배에 이른다. 삼성증권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작년 1분기(154억원)의 4배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4∼6월 증권사 실적이 나빴던 것은 벤 버냉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양적 완화 축소를 시사한 ‘버냉키 쇼크’로 국내 채권금리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채권 평가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업이익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것도 작년 ‘실적 충격’에 대한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업황 부진이 지속할 것이라며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비용 절감과 일회성 손실 제거로 증권사들의 실적 턴어라운드는 가능하겠지만, 추세적인 업황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제도 개편과 콜차입 규제 등으로 대형사는 유리하지만, 중소형사의 부담은 커지는 여건이 조성됐다”며 업계 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유진기자 lyj@busaneconomy.com

저작권자 © NBN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