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전원 4학년 이보람 씨 선행에 환자 가족, 부산대에 감사편지 보내
4시간 넘게 맥박 체크, 산소호흡기 밀착 등 헌신적 조치로 훈훈한 감동

부산대학교(총장 김기섭)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에 재학 중인 한 남학생이 베트남에서 인천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위급한 상황에 처한 80대 남자 승객을 응급처치를 통해 구한 사연이 화제다.

주인공은 부산대 의전원 4학년 이보람(10학번) 씨. 그는 지난 5월 초 연휴를 맞아 어머니를 모시고 베트남을 여행하고 귀국하던 길이었다. 5월 5일 오후 11시 30분께 베트남 하노이를 출발해 인천으로 오던 베트남항공 소속 여객기가 1시간 남짓 비행을 하던 시각, 승무원의 갑작스러운 안내방송이 나왔다.

“응급환자가 발생했으니 승객 여러분 중 의사가 있으시면 도움을 요청한다”는 내용이었다.

항공사측에서 상황이 좋지 않으면 인천으로 향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중국 상하이로의 항로 변경을 검토할 정도로 급박한 상황이었다. 돌발적인 사고 소식에 기내가 일순간 혼란스러워졌다.

안내방송을 들은 이 씨는 지체 없이 달려가 환자를 체크했다. 80대였던 이 남성 승객은 고령에 고혈압 증세도 있었으며 호흡곤란을 겪고 있었다.

이 씨는 의전원 응급실습 수업에서 배웠던 요령대로 환자의 맥박을 체크하고 산소호흡기를 밀착시켜 호흡을 유지할 수 있도록 처치했다. 그는 기내 바닥에 앉은 채로 비행기가 인천공항에 착륙할 때까지 약 4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환자를 계속 점검하며 간호했고 당황해하던 환자 가족들에게 위로와 안심을 시켜주며 헌신적으로 희생했다.

이 같은 선행으로 여객기는 인천공항에 착륙했고 환자는 응급요원의 도움으로 공항 내 응급센터에서 안정을 되찾은 뒤 무사히 귀가할 수 있었다.

80대 남성 승객의 딸은 가족 명의로 부산대 김기섭 총장에게 지난 11일 직접 쓴 편지와 전화통화를 통해 “아버님이 팔순을 맞아 가족여행을 다녀오던 길이었는데 기내에서 쓰러지시는 당황스러운 상황에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며 “자신을 희생해 아버님의 무사 귀가를 도와 준 이보람 학생에게 가슴 깊이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또 “이렇게 훌륭한 제자를 키워주신 부산대와 총장님께도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며 “부산대가 이보람 학생과 같은 훌륭한 인재를 세상의 어려운 환자를 위한 명의로 키워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이보람 씨는 “의학도로서 수업 과정에서 배운 것을 최대한 응용해 환자를 보살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는데 칭찬해주시니 쑥스러웠다”며 “앞으로 전공 공부를 통해 의술로 사람을 구하는 진정한 의미의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상연 기자 lsy@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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