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장 강합성 사장교

   
부산항 대교  (사진제공=부산광역시 홈페이지)

부산항을 가로지르는 해상교량을 건설하는 계획은 1992년에 처음 수립됐다.

중앙로 등 부산의 도심 도로가 한계상황에 직면하면서 항만 물동량의 원활한 수송을 위한 최적의 대안으로 검토됐지만, 당시 시 재정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천문학적인 건설비용에다 마땅한 공법조차 없어 실제로 착공되기까지 15년이란 시간이 더 필요했다.

그렇게 세월만 보내던 부산항대교 건설은 2006년 민자사업자가 투자와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제안하면서 급진전했고, 2007년 4월 마침내 첫 삽을 떴다. 초대형 컨테이너 수송선 등 수많은 선박이 오가는 항만에서 벌어진 부산항대교 공사는 선박이 다리 상판에 출동할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 때문에 수차례에 걸친 검증 절차를 거치는 등 국내 교량 역사상 최대 난공사로 꼽혔다.

하지만 착공 7년 만인 지난 4월에 부산항대교는 마침내 웅장한 자태를 드러냈다. 이 다리의 가장 큰 특징은 ‘국내 최장 강합성 사장교’란 점이다. 전체 3천331m 가운데 1천114m는 교량으로, 나머지 2천217m 접속도로 형태로 건설됐다.

교량은 다리의 하중을 케이블로 지지하는 사장교 방식을 선택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설계 당시 교량방식을 놓고 많은 고민을 한 끝에 부산의 관문에 있고 도심과도 가까운 만큼 경관을 최대한 살리자는 취지에서 사장교를 채택했다”며 “결과적으로 부산항 경관에 가장 잘 어울리는 다리가 탄생했다”고 말했다.

건설 전문가들은 현수교 방식의 광안대교가 ‘우아한 곡선의 여성미’를 풍긴다면 두 개의 주탑에서 양쪽으로 뻗어내린 쇠줄이 상판을 단단히 붙드는 부산항대교의 사장교에서는 뛰어난 경관미와 함께 ‘웅장한 외형의 남성미’를 느낄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화려한 경관 조명이 설치돼 밤에 더욱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하는 사장교는 부산의 새로운 관광자원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최대 경관 조명 교량으로 각광받는 광안대교가 케이블에 직접 등을 설치해 빛을 내는 ‘점 조명 방식’인데 반해 부산항대교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이용해 케이블에 빛을 비추는 간접 경관조명을 채택해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주탑의 아름다움과 높이도 또 하나의 볼거리다. 다이아몬드 모양의 거대한 주탑 또한 세계 어느 교량과 견주어도 손색 없는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하늘을 찌를 듯 쏟은 주탑의 높이 역시 해수면으로부터 190m에 달해 위용을 뽐낸다. 광안대교의 주탑 높이(105m)보다 배 가까이 높다. 이밖에 국내 최초의 인공섬식 충돌 방지공 등 첨단공법을 총동원했는데 시공을 맡은 현대산업개발 측은 “부산항대교는 우리나라 교량공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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