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화학·건설 수급상 유리한 환경
실적 기반으로 종목별 옥석 가려야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지난 14일부터 자난 주말까지 8거래일 연속으로 2,000선을 웃도는 가운데 정보기술(IT), 조선, 건설, 자동차, 금융, 철강, 화학 업종과 같은 이른바 경기 민감주에 주목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사진은 22일 오후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지난 14일부터 자난 주말까지 8거래일 연속으로 2,000선을 웃도는 가운데 정보기술(IT), 조선, 건설, 자동차, 금융, 철강, 화학 업종과 같은 이른바 경기 민감주에 주목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사진은 22일 오후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2,000 고지를 넘다가 맥없이 미끄러지길 반복하던 코스피가 이번엔 제법 끈기있는 모습이다.

코스피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14일부터 지난 주말까지 8거래일 연속으로 2,000선을 웃돌았다. 올해 들어 2,000선을 상회한 최장 기간이다. 이 기간에 2,008선까지 떨어진 지난 21일을 빼면 7거래일간은 2,010선 위에서 놀았다.

이번 주를 시작하는 26일도 이런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물론 그간 상승 부담에 따라 숨을 고를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안팎의 상황만 보면 이젠 버티기를 넘어서 2,020선 이상을 바라볼만하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개인의 차익실현 물량에도, 펀드의 환매 물량에도 조금씩 연고점을 다시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왔기에 그렇다. 달라진 지구력이다. 그 배경엔 9거래일째 ‘사자’ 바람을 주도하며 2조5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한 외국인이 있었다.

외국인의 반대편에서 순매도를 주도한 기관은 지난 15일부터 7거래일 연속으로 1조2000억원 가량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코스피가 2,000을 넘은 14~21일 국내 주식형 펀드에선 1조3000억원의 순유출이 나타났다.

다만, 코스피의 지구력은 펀드 환매 물량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바깥 사정도 우호적인 편이다.

지난 23일 뉴욕증시는 부동산 지표 호전에 힘입어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처음으로 1,900선을 넘었다.

유럽 증시도 괜찮았다. 다음 달 초 유럽중앙은행이 금융 완화를 결정할 것이라는 기대도 시장에는 긍정적이다. 중국의 제조업 역시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며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주요국 거시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이자 증권사의 이번 주 코스피 전망치의 상단도 2,030~2,040선을 넘보고 있다. 이미 지난 22일 장중에 2,020대를 경험했으니 무리도 아닐 듯하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주말 미국에선 최고가를 경신했고 금리가 오르지 않아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들어오는 모습”이라며 “박스권 고점이라 펀드 환매가 나오지만 외국인 매수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큰 틀에서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도 정보기술(IT)은 물론 조선, 건설, 자동차, 금융, 철강, 화학 업종과 같은 이른바 경기 민감주에 주목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박정우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지난주 주요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되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졌고 국내 경기 민감주 랠리를 이끌었다”며 “이제 시장의 무게 중심도 경기 민감주로 옮겨갈 조짐”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흐름에 비춰보면 외국인과 기관은 경기 민감주에 대한 비중을 늘릴 것이라는 유추가 가능하다”며 “조선, 화학, 건설은 수급상으로 유리한 환경이므로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기 회복세를 타는 업종이라도 실적에 기반해 종목별로 옥석을 가리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학균 팀장은 “민감주를 주목하지만 같은 업종이라도 종목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유진기자 lyj@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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