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라인 맞대결선 국내·해외 엇갈려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다시 정면으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26일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을 발표하면서 정보기술(IT)업계에서는 두 라이벌의 승부에 벌써부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합병은 카카오의 우회 상장을 위해 형식적으로는 다음이 카카오를 합병하는 형태이지만,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통합법인인 다음카카오의 최대주주가 되는 등 사실상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에 따라 국내 1위 포털인 네이버의 이해진 의장이 국내 2위 포털인 다음을 기반으로 한 신생법인 ‘다음카카오’의 김범수 의장과 정면으로 대결을 펼치게 됐다.

두 사람은 1992년 나란히 삼성SDS에 입사하면서 본격적인 인연을 맺게 된다.

둘 중 먼저 창업 전선에 나선 것은 김 의장이었다. 김 의장은 1998년 삼성SDS에서 나와 게임업체 한게임을 창업했고, 이 의장은 이듬해 포털 네이버를 설립했다. 그러나 2000년 네이버와 한게임이 합병하면서 한동안 다시 한배를 타게 된다.

김 의장은 2007년 NHN 대표에서 물러나 사업을 구상하다 2010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출시하고 이른바 ‘대박’을 치게 된다.

PC 인터넷에 안주했던 네이버도 뒤늦게 모바일의 중요성을 깨닫고 라인을 출시하는 등 맞섰으나 카카오톡이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터라 국내 시장에서는 카카오에 밀렸다.

‘어제의 동지’가 적이 돼 만난 첫 맞대결에서 김 의장이 이 의장에게 판정승을 거둔 셈이다.

그러나 결국 김 의장의 카카오톡은 해외 시장에 빠르게 눈을 돌리지 못한 데다 자금 여력도 여의치 않아 해외 시장 진출에는 다소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 사이 이 의장의 라인은 풍부한 자금력과 해외 사업망을 이용해 해외 시장 개척에 성공하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사실상 카카오톡으로 해외 시장에서 라인과 격돌을 벌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지에서 숙명의 라이벌로 바뀐 두 사람의 2차 라이벌 대전에 이래저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허연미 기자 hymfw@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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