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혁신적인 솔루션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아직 분명한 기술적 한계가 있습니다. 가로등처럼 밝은 조명이 필요한 장소에는 기존 조명에서 에너지 효율을 높인 제품이 훨씬 적합합니다.”

한국을 방문한 해리 바하 필립스 기후변화 수석부사장은 4일 전자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LED 조명 보급에 ‘속도조절’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최근 우리 정부가 앞장서 LED 조명 보급에 나서고 있는 것과 정 반대되는 주장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는 “LED 칩의 와트당 밝기와 생산원가를 고려하면 가정용 일반조명이나 가로등으로 사용하기는 아직 어렵다”며 “투자 회수 기간도 종전 에너지 고효율 조명이 LED 보다 3배나 빠르다”고 설명했다. 필립스 역시 루미레즈·컬러키넥티스·젠라이트 등 관계사를 통해 LED 조명 생산을 내재화 했지만 투광등·다운라이트 등 저전력 제품 상용화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

바하 부사장은 “세계적으로 공공 및 상업용 건물 조명은 전체 전력소비의 60%를 차지한다”며 “심플스위치를 통해 조명만 고효율화 시켜도 상당한 양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저감할 수 있다”고 뒷받침했다. ‘심플 스위캄란 필립스의 고효율 조명 보급 프로그램으로 바하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심플스위치는 EU의 지구온난화 대응 로드맵인 ‘EU 기후변화패키지’와 미국 ‘에너지 독립 및 보안법’에 반영될 정도로 타당성을 인정받았다.

한편, 최근 한국의 녹색산업 붐에 대해서는 시의적절하지만 우선순위를 설정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바하 부사장은 “기술 실현성이 높고, 시장창출이 가능한 풍력발전·고효율 조명 등을 앞서서 시행하되 미래 기술들에 대한 연구도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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