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 않아도 좁은 공간이 출근과 함께 시작되는 전화소리 때문에 더 좁아 보인다. e메일로 요청받은 제품을 전화와 인터넷으로 수소문해서 찾아내야 한다. 쉽게 찾아지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더 많다. 이럴 때는 물어물어 찾아야 한다. 찾았다 싶었지만 아닌 것도 많다. 그럼 또다시 찾아 나서야 한다. 이렇게 매일 찾아야 하는 것이 한두 개가 아니다. 수백개의 수출 상품을 매일 찾는 일, 그것이 내가 팀장으로 있는 사무실에서 하는 일이다.

팀장이라고는 하지만 팀원들이 모두 형님뻘이다. 내가 거느린 팀원 26명의 평균 연령은 60세. 팀장이다 보니 가끔 싫은 소리도 하지 않느냐 하겠지만 그렇지가 않다. 산전수전 다 겪은 수출역군들이기에 간섭할 일이 없다.

우리 팀은 지난 4월 만들어졌다. 수출위기를 극복하자면 바이어를 하나라도 더 찾아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수출은 기업이 하는 것이지만 바이어를 찾는 일은 KOTRA가 강점을 가진 분야다. 한국 상품을 찾아달라는 바이어 요청은 전 세계 코리아비즈니스센터를 거쳐 들어온다. 지금까지 약 3000건이 들어왔다. 국내기업은 3000개보다 훨씬 많이 접촉했다. 그래서 성사시킨 수출 건이 100건을 넘고, 올해만 2400만달러를 수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되는 제품도 다양하다. 기타줄 헤드, 복싱용 샌드백처럼 작은 제품들도 있고 꽃게, 오징어 등 수산물도 있다. 규모가 큰 것으로는 다목적 구급차가 있었다. 얼마 전 바이어가 한국을 방문하면서 수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3000만달러짜리 수출 건도 있다.

힘든 일도 있다. 수출업체가 팀원들을 잡상인 취급할 때다. 막상 바이어가 방한하고 상담이 구체적으로 진행되면서 태도가 180도 바뀌기는 하지만 우리의 역할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다. 그래도 예순이 넘은 팀원들은 열심이다. 본인들이 수출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출 건수가 쌓이면서 느끼는 보람이 큰 것dl다.

지난 3월부터 사무실에 노란 바구니가 등장했다. 수출을 성사시킨 팀원이 아이스크림을 담아 돌린 것이다. 그 후 노란 바구니 등장 횟수가 늘고 있다. 10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고 좋아하는 60대 팀원들의 미소가 아름답다. 김용석 KOTRA 바이어를 찾는 사람들 본부 팀장 ysk@kotra.or.kr

저작권자 © NBN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