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훈풍 ‘무색’

9일 코스피는 삼성그룹주의 약세 속에서 1,990선까지 내려앉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44포인트(0.27%) 내린 1,990.04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25포인트(0.46%) 오른 2,004.73로 출발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5일(현지시간)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았고 여기에 미국에서 발표된 고용지표의 호조까지 더해지며 코스피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는 듯했다.

코스피는 장 초반 2,000선을 넘나들었지만, 장중 기관이 ‘팔자’로 돌아서며 상승동력을 잃었다.

ECB 결정이 예상됐던 재료였다는 점에서 상승폭에 제한이 있었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주의 두드러진 내림세가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이 3세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주회사로 전환하리라 예측돼왔으나, 오늘 지주회사 전환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새롭게 나오며 주요 계열사의 주가가 내림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금산분리 법규나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7.2%) 매각 부담 등으로 인해 지주회사 전환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오며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이 1,020원 선 아래로 내려간 것도 수출 대형주에는 악재였다.

무엇보다 기관의 수급이 지수를 좌지우지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14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장 초반 기관은 외국인과 동반매수세를 보이다가 ‘팔자’로 전환했다.

개인도 205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하락세에 힘을 보탰다.

외국인 홀로 213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18거래일 연속 ‘사자’ 행진을 겨우 이어나갔지만 오후 들어 순매수 강도는 눈에 띄게 약해졌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 거래와 비차익 거래 모두 매수 우위를 보여 전체적으로 3천195억원 어치가 순매수됐다.

업종지수는 혼조를 보였다. 의료정밀(-7.49%), 전기·전자(-2.49%), 전기가스업(-1.57%) 등의 하락폭이 컸고, 철강·금속(1.69%), 건설업(1.53%), 섬유·의복(1.28%) 등은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혼조를 보이는 가운데 대장주 삼성전자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3.29% 떨어진 140만9천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물산도 7.49%나 급락해 7만2900원을 기록했으며, 호텔신라(-0.43%), 삼성SDI(-0.30%) 등도 내림세를 보였다.

코스닥시장은 5거래일 만에 반등해 0.91포인트(0.17%) 오른 524.03으로 장을 마쳤다.

코넥스시장에서는 모두 18개 종목의 거래가 체결됐고, 거래대금은 4520만원 수준이었다. KRX금시장에 상장된 금은 1g당 전 거래일보다 120원 오른 4만1220원에 거래됐다.

주요 아시아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다.

대만 가권지수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28.28포인트(0.31%) 상승한 9,162.74로 거래를 마쳤다.

닛케이평균주가는 46.76포인트(0.31%) 상승한 15,124.00, 토픽스지수는 0.21포인트(0.02%) 오른 1,234.78로 장을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3원 내린 1,016.2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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