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in‘s national team players leave the field after a Group B match between Spain and Chile of 2014 FIFA World Cup at the Estadio do Maracana Stadium in Rio de Janeiro, Brazil, June 18, 2014. Chile won 2-0 over Spain on Wednesday.

‘공은 둥글다’라는 말이 있다. 언제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스포츠의 의외성을 잘 표현한 말이다. 전 대회 우승팀의 부진이 징크스로 거론될 정도로 월드컵은 이변이 많이 일어나는 무대이지만 브라질 월드컵은 그 정도가 유독 심한듯 하다.

A조(브라질·멕시코 확정)는 예상대로 브라질이 조1위를 확보한 가운데 크로아티아 대신 멕시코가 2위에 올라선것이 눈에 띈다. 크로아티아로서는 브라질과의 개막전에서 1대3으로 패한 뒤 카메룬과의 경기에서 4대0으로 완승하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듯 했지만 복병 멕시코에 1대3으로 패하며 결국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B조(네덜란드·칠레) 는 스페인의 탈락이 가장 충격적이다. 스페인은 ‘전 대회 우승팀은 부진에 빠진다’는 징크스의 희생양이 됐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우승팀인 스페인은 조별리그 B조 첫 경기 네덜란드전에서 1대5라는 충격적인 스코어로 패배한데 이어 2차전 칠레전에서도 패(0대2)하며 탈락이 확정됐다. 마지막 호주전에서 3대0으로 이기며 체면 치레 하긴 했지만 이미 탈락이 확정된 뒤의 분풀이에 불과했다. 반면 루이스 반할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는 역대 가장 어리고 약한 오렌지라는 비아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멋지게 리빌딩에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며 3연승으로 조1위를 확보했다.

C조(콜롬비아·그리스)는 이웃 일본의 몰락이 이슈였다. 콜롬비아, 그리스, 코트디부아르와 함께 C조에 배치된 일본은 역사상 최강이라는 자국내 평가와 생각보다 어려운 조가 아니라는 외부의 평가가 맞물려 내심 조1위를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일본은 2경기에서 역전패 포함 1무1패로 부진했고, 마지막 희망을 담은 3차전에서 주전 일부를 뺀 콜롬비아에게 1대4로 패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D조(코스타리카·우루과이)는 최대의 이변이 일어난 조이다. ‘종가’ 잉글랜드와 ‘아주리군단’ 이탈리아, 수아레스·카바니라는 세계 정상의 공격수 2명을 가진 우루과이까지 2014 브라질 월드컵 죽음의 조로 꼽혔다. 대회전 코스타리카의 3패탈락은 기정사실과도 같았다. 하지만 결과는? 이탈리아와 잉글랜드가 탈락하고 코스타리카가 조 1위를 거머쥐었다. ‘공은 둥글다’란 명제를 증명한 D조 였다.

E조(프랑스)는 프랑스가 2승으로 조별리그 통과를 결정지은 가운데 에콰도르와 스위스가 2위 자리를 놓고 다툰다. 현재는 에콰도르가 2위지만 마지막 경기를 프랑스와 치르는 에콰도르보단 온두라스와 치르는 스위스가 16강행 가능성이 조금 높아보인다.

F조(아르헨티나)는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아르헨티나가 2승으로 조별리그 통과를 결정지었고, 나이지리아 또한 반쯤 거머쥔 모습이다. 다만 F조 최하위 보스니아와 마지막 경기를 가지는 이란이 보스니아를 잡아내고 나이지리아가 아르헨티나에 패한다면 이란이 2위로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

G조는 아직 16강 진출을 결정지은 팀이 없다. 독일과 미국이 1승1패로 승점 4점을 확보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가운데 1무 1패로 승점 1점을 확보한 가나와 포르투칼도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다만 마지막 경기로 독일과 미국의 경기가 잡혀있는게 문제다. 비기기만 해도 안전하게 진출할 수 있는 두팀은 서로 수비적인 운영으로 나설게 뻔하다.

한국이 속해 있는 H조(벨기에)는 벨기에가 2승으로 16강 진출 티켓 두 장중 한장을 확보한 가운데 나머지 한장의 주인공으로 알제리가 유력하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낮은 확률이지만 한국과 러시아가 진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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