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들의 쪽방촌 삶 속 애환이 서려있는 ‘반송골목시장’

   
반송골목시장은 산지에서 직송한 농수축산물이 인기를 끌고 있어 장을 보러 오는 손님들로 늘 붐빈다.

부산 해운대구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동네인 반송은 키가 작고 가지가 옆으로 퍼진 소나무가 많은 것이 유래돼 ‘반송’으로 불린다. 예로부터 윗 반송과 아랫 반송으로 구분해왔으며, 아랫 반송에 자리 잡은 ‘반송골목시장’은 부산시 해운대구 반송3동 250에 위치해있다. 작은 시골 마을이었던 이곳 아랫 반송은 1968년부터 조방 앞·수정동 등에서 강제 이주된 이주민들이 15평짜리 쪽방에서 터를 잡고 살기 시작했다. 이후 쪽방촌 골목에 노점상들이 하나 둘 늘면서 ‘반송골목시장’이 자생적으로 탄생했다. 당시 인근 금사동·서동 등지의 신발공장 및 공단의 근로자들도 많이 살았기 때문에 비탈진 시장골목을 찾는 손님들로 항상 문전성시를 이뤘다. 현재는 신발공장 봉제공장 등 많은 공장들이 해외로 이사하고, 쪽방을 떠나는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시장손님들의 수가 예전과 같진 않지만 새터민 및 다문화 가정이 새로운 주민 층으로 안착하면서 주요 고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4,514 ㎡의 부지에 100여개의 상가점포와 50여개의 노점으로 약 110명의 상인들이 함께 성업 중인 ‘반송골목시장’은 신선하고 값싼 상품들이 즐비하다. 인근 영산대학교와 동부산대학 등에 유학 온 외국인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며 농축수산물과 생활용품 및 잡화 등이 가장 잘 팔린다. 2007년 ‘반송골목시장 고객지원센터’가 건립돼 내부엔 공용화장실과 방송실을 만들어 시장을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방송실에서는 음악을 틀어주거나 시장상인 및 손님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방송도 하고 있어 물건을 사러오는 손님들은 장바구니 속에 흥겨운 노랫말과 시장소식도 함께 담아간다.

*찾아오는 길 : 73, 115-1, 129, 129-1, 183, 189, 189-1번 버스이용 시 영산대학교(부산캠퍼스) 혹은 반송도서관에서 하차. 부산 지하철 4호선 영산대학교 역에서 하차.
 

   
 

 인심 많은 반송골목시장을 들리면 꼭 가봐야할 곳을 소개한다.

   
 

▲꽃밭천지, 그림 같은 떡집 ‘김민주 떡 갤러리’

여느 번화가의 카페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김민주 떡 갤러리’에는 떡을 가판대에 예쁜 떡들이 진열된 모습은 흡사 꽃같다. 2년째 ‘김민주 떡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김민주(사진·42)대표는 “잘 포장된 선물은 받는 사람을 기쁘게 합니다. 때로는 감동하게 만들기도 하구요. 이 때문에 모든 답례떡 포장에 신경을 많이 쓰죠”라고 말하며 예쁘게 포장된 답례떡을 보였다. 김 사장은 최고급 찹쌀과 맵쌀 등 품질 좋은 재료만 엄선하며, 설탕을 적게 넣어 달지 않은 담백한 떡맛으로 까다롭기 유명한 아이들과 납품업체 직원들의 입맛을 사로 잡았다. 그는 “떡의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면 정확한 계량이 필요합니다. 날씨에 따라 쌀을 불릴 물의 양도 중요하구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건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듬뿍 넣는 것이죠”라고 말했다. 청결한 가게로도 유명한 ‘김민주 떡 갤러리’에서 최근 가장 잘나가는 떡은‘보리머핀떡’으로 발효 시킨 막걸리와 우유, 보리 등을 듬뿍 넣은 만든 술떡의 한 종류이다. 5가지 맛인데 블루베리, 초코, 단호박, 녹차, 산딸기 등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한개에 500원이다.

 

   
 

▲달콤한 제철과일, 신선한 채소 가득 ‘창희농산’

농산물 유통업을 했던 사장과 부인 가 함께 9년째 운영중인 ‘창희농산’은 신선한 채소와 제철과일, 곡물로 인기다. 인근 대학교 유학온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창희농산’의 쌀은 샘플을 먼저 받아 사장이 직접 밥을 지어 먹어보고 판매한다. 사장은 새벽3시부터 공판장에서 신선한 채소와 제철과일을 들여와 판매한다. 사장은 “농산물 유통업 해온 노하우로 좋은 제품만 들여와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 ‘창희농산’만 의 이점이다”고 자랑했다. 다양한 종류의 상품으로 채소종류의 모든것, 과일 종류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창희농산’에서 잘나가는 제품은 달콤한 제철과일이다. 요즘은 더워진 날씨탓에 물이 많은 여름과일이 잘나간다. 여름 대표 과일인 수박은 보통 12,000~18,000원. 오이는 1kg에 2,000원. 쌀은 20kg 한포대에 40,000원.

 


 
 
 

▲최고급 품질 고기백화점 ‘총각 정육 백화점(반송점)’

끼 많은 총각 3명이 운영하고 있는 ‘총각 정육 백화점(반송점)’은 김수용(사진·29) 팀장이 1년전 부터 총책임자로 맡아 꾸려나가고 있다. ‘총각 정육 백화점’ 부산 14개 직영점 중 하나인 반송점은 반송골목시장 끄트머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질 좋은 고기와 값싼 가격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 팀장은 “농장에서 직거래한 신선한 고기를 저렴하게 팔다보니 1년된 가게임에도 불구하고 단골손님이 많다”고 자랑했다. 정확한 원산지 표시, 깨끗한 매장관리, 위생적인 상품진열, 저렴한 가격 등은 단골손님 확보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연중무휴로 양념갈비가 맛이 으뜸이다. 만인의 사랑을 받는 삼겹살과 목살이 가장 잘나가며 가격은 둘 다 100g에 1,880원.

 

   
 

▲발에 꼭 맞는 신발의 모든 것 ‘마당발’

18년간 반송골목시장 한 켠을 지키고 있는 터줏대감 ‘마당발’은 이상우(사진·44) 대표가 손님에게 꼭 맞는 신발로 고객과의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이 대표는 신발공장에서 신발을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자유시장 도매장사, 반송골목시장 ‘마당발’까지 신발과 인연을 맺어왔다. 그는 신발을 만드는 소재와 기술부터 유통구조까지 아우르는 전문가다. 이 대표는 “마당발을 자주 찾는 손님들은 대부분 40~50대 주부들입니다. 디자인 뿐만 아니라 신발 소재와 튼튼함까지 고려해 주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죠”라며 어깨를 으쓱였다. 어린이 신발부터 어른 신발까지 품목별로 10가지 이상 판매하는 ‘마당발’에서 가장 잘 팔리는 신발은 여름용 젤리슈즈와 슬리퍼다. 특히 젤리슈즈는 신어보면 편안하고 비싸야 10,000원을 웃도는 저렴한 가격이라 잘 팔린다. 이 대표는 “손님이 원하는 디자인의 신발은 무엇이든 구해줄 수 있다”며 그것이 “마당발만의 장점”이라고 자랑했다. 젤리슈즈는 보통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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