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파견 간호사·광부의 애환 그대로 재현해

   

지난 28일 롤프 마파엘 주한독일대사(가운데)와 정현태 남해군수(오른쪽) 등이 남해군 삼동면 독일마을에서 개관한 ‘파독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1960~1970년 독일에 파견된 한국 간호사와 광부들의 애환을 담은 전시관이 28일 문을 열었다.

경남 남해군은 이날 삼동면 독일마을에 지은 ‘파독전시관’ 개관식을 가졌다.

남해군은 독일마을을 전국에 알리려고 2011년부터 29억원을 들여 파독전시관 건립공사를 벌여왔다.

파독전시관은 독일마을 내 ‘도이처플라처’란 광장 아래 150㎡ 공간에 들어섰다.

한국인 광부들의 탄광 생활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착암기, 막장 램프, 광부작업복 등 각종 소장품 250여 점이 전시돼 있다.

한국 간호사들의 병원생활을 보여주는 의료기구와 이들이 독일에 정착하면서 사용한 생활용품 등도 한 자리서 볼 수 있다.

특히 한 간호사가 독일로 가면서 입었던 한복과 주머니, 버선 등이 눈길을 끈다.

독일에서 최초로 개설된 한국 간호사들의 현지 적응을 위한 교육 과정을 적은 문헌, 이들이 공부한 독일어 의료백과사전, 독일병원과 간호사의 근무계약서도 있다.

서독 취업자를 위한 송금예금 설명서는 먼 이국땅에서 고국의 부모·형제를 그리며 힘들게 번 돈을 보내는 간호사들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독일 파견 이야기와 이들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한 내용 등을 소개한 국가기록원의 자료도 볼 수 있다.

소장품과 기록물 일부는 지난 1월 독일대사관 협조로 독일 현지에서 들여왔다고 남해군은 전했다.

전시된 한복과 간호복, 광부작업복 등은 독일마을에 사는 간호사와 광부로부터 기증받은 것이다.

개관식에는 정현태 남해군수, 롤프 마파엘 주한독일대사와 수행원, 독일마을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롤프 마파엘 독일대사는 인사말에서 “파독전시관은 한국 속의 작은 독일이며 두 나라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 군수는 “이 전시관은 독일로 파견됐다가 귀국한 간호사와 광부님들의 삶의 궤적과 그 속에 담긴 애환을 오래도록 알리는 소중한 공간이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독전시관은 성인 기준 1천원의 관람료를 받는다. 6세 이하 영유아·국가보훈대상자·장애인·군인 등은 무료다.

독일마을은 독일 교포들이 고국으로 돌아와 정착할 수 있는 터전을 제공하고 독일의 이색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 남해군이 2001년 삼동면 물건리와 동천리, 봉화리 일대 10만㎡ 터에 조성했다. 김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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