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7개월 만에 상선 건조 시작, “‘조선 1번지’ 명성 되찾겠다”

‘대한민국 조선 1번지’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가 1일 상선 건조작업을 재개한다.

2011년 11월에 마지막 상선을 인도하고 나서 일감이 끊겼으니까 2년 7개월 만이다.

한진중공업은 1일 오전 부산시 영도구 봉래동 영도조선소에서 터키 선주사로부터 수주한 18만t급 벌크선 ‘강재 절단식’(Steel Cutting)을 연다.

강재 절단식은 배를 짓는 첫 공정으로 블록을 생산하려고 철판을 자르는 행사를 말한다.

이날 행사는 선주사 관계자, 한진중공업 임직원, 협력업체 근로자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생산현장의 무사안전을 기원하는 안전기원제로 시작한다.

이어 선박에 들어갈 첫 철판을 자르는 강재 절단식이 열리고, 참석자 전원이 ‘안전사고 없이 납기를 지켜 최고의 선박을 지어 영도조선소를 정상화하자’는 결의를 다지는 구호를 외치고 행사를 마무리한다.

최성문 한진중공업 사장은 “지난해 대규모 수주로 회사 경영 정상화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고 상선 생산라인을 재가동하면 휴업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다”라며 “대한민국 조선 1번지인 영도조선소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회사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정철상 한진중공업 상무는 “생산라인에 투입될 장비 점검작업이 마무리됐고 블록 제작에 쓸 각종 설비도 제자리를 찾아 회사 정상화 기대가 커져 영도조선소가 곧 희망의 뱃고동을 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 생산직 직원은 “정리해고 갈등으로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오랜만에 상선 건조 착공식 행사를 열게 돼 감개무량하다”며 “휴업 중인 동료도 곧 현장으로 복귀하게 될 것 같아 의욕이 넘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영도조선소 정상화 기대는 지난해 일반 상선과 특수선 등 15척을 신규 수주하면서 시작됐다.

올해 들어서도 18만t급 벌크선 2척을 추가로 수주, 2016년까지 조업 물량을 확보했다.

한진중공업은 중대형 상선, 고기술 고부가가치선박, 특수목적선 건조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고효율 생산 시스템을 갖춘 필리핀 수비크 조선소를 조선부문 핵심사업장으로 집중 육성하고, 영도조선소는 고기술 특수목적선을 중점 생산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세계적 조선기업으로 재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진중공업은 이날 행사를 마치고 그동안 회사를 성원해 준 주민에 감사하는 뜻에서 영도구에 사는 홀몸노인과 소년소녀가정 등 1천 가구에 임직원 모금으로 마련한 수박 1천 통을 전달한다.

저작권자 © NBN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