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이 방글라데시를 바꾸고 있다. 특히 여성들이 태양광 사업가로 변신하면서 가난에서 탈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리뉴어블에너지월드는 23일(현지시각) 최근 방글라데시에서 태양광 관련 창업을 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디팔 바루아의 사연을 소개했다.

디팔 바루아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그라민 뱅크를 공동 설립한 인물로 최근 '브라이트 그린에너지 재단'을 설립했다.

그는 이 재단을 통해 2015년까지 방글라데시에서 10만 명의 태양광 관련 사업가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는 "만약 이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에너지 없이 살아가는 전세계 16억명의 사람들에게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루아가 태양광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시장을 이용해 낙후된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경제적 희망을 주려는 연구를 하면서부터다. 그는 효율적인 에너지원을 갖지 못한 사람들은 경제적 독립도 이루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방글라데시에서는 70%가 넘는 사람들이 전기 없이 원시적 에너지에 의존하면서 살고 있다.

바루아는 "이러한 환경이 가난한 사람들로부터 경제적 기회를 빼앗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건강도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996년 '그라민 샥티'라는 NPO를 설립하고 태양광 사업을 시작했지만 곧 벽에 부딪혔다. 사람들은 태양광이 무엇인지도 몰랐고 가격은 비쌌으며 기술에 대한 지식은 거의 없었다. 방글라데시에는 태양광을 이용할만한 인프라도 갖춰지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학생들을 교육시키고 집집마다 방문하며 사람들에게 태양광의 우수성을 설명했다. 하루 1.25달러에 사는 사람들이 217달러나 하는 태양광 설비 설치비용에 주눅이 들 때면 "태양광은 한 번 설치하면 20년이나 쓴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이 빛을 본 것은 2002년. 세계은행과 글로벌 환경펀드로부터 받은 지원금을 바탕으로 소액 대출을 크게 늘릴 수 있었다.

2009년말 현재 그라민 샥티를 통해 태양광을 설치한 곳은 30만 가구나 되며 2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전기의 수혜를 입게 됐다.

그라민 샥티는 최근 바이오가스 사업도 시작해 지난해 말까지 7000개의 소형 바이오가스 발전기가 방글라데시에 설치됐다.

그라민 샥티가 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여성들을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방글라데시에는 현재 40여개의 기술센터가 있고 센터장은 대부분 여성이 맡고 있다. 여성들은 처음 15일간 발전설비에 대한 기술교육을 받게 되며 좀 더 교육을 받으면 설비를 설치는 물론 유지·보수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1000명이 넘는 여성들이 이 교육을 받고 태양광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한 달에 150달러 정도를 벌어들인다.

디팔 바루아는 10만명의 여성들을 태양광 사업자로 훈련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는 "내 목표는 그들에게 기술적, 경제적 지원을 제공해 그들을 그린 사업가로 양성하는 것"이라며 "내가 성공한다면 방글라데시는 신재생에너지의 나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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