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을 만나다] - (19) 알렉산드르 라브뤼프 – 부산 프랑스문화원 원장

   
부산국제영화제의 프랑스 참여현황에 관해 설명하고 있는 알렉산드르 라브뤼프 원장.  배병수 기자

- 프랑스 문화원과 알리앙스 프랑세즈의 주소가 바뀌었다고 들었습니다. 새로 단장한 문화원을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또한  문화원의 이전으로 어떠한 변화가 예상됩니까?
프랑스 문화원과 알리앙스 프랑세즈(어학원)가 8월 초에 동래의 중심, 지하철 낙민역과 가까운 곳으로 이전해서 더욱 밝고 우아한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강의실 수가 7개로 늘어났을 뿐 아니라 도서관 겸 휴식 공간의 인테리어 디자인에 특별히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쾌적한 분위기에서 공부도 하고 휴식도 취하면서 한 눈에 2천여 점의 프랑스 도서들과 각각 4백여 개의 오디오 CD, 프랑스 영화 DVD 등을 열람할 수 있는 구조로 이전 보다 많은 사람들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아늑하면서 프랑스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데 주력했습니다.
장소는 바뀌었지만 제가 하는 일은  전임 원장님들이 하시던 사업의 연장선상에 있는 만큼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 문화원이 프랑스어와 프랑스 문화를 사랑하는 분들의 만남의 장소가 될 것입니다.

- 일반적으로 문화원에는 어떤 분들이 찾아오십니까? 주요 행사와 상시 업무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프랑스어를 배우고 싶은 분들이나 프랑스 문화를 알고 싶어 하는 분들입니다. 첫째로 불어 수업을 들을 수 있고 통, 번역 업무와 프랑스어 능력시험(DELF, TCF) 등에 관련한 제반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연중 30 여개의 문화 행사가 있으며 (전시, 연주회, 강연, 무용 공연, 보졸레 누보 행사 등) 그 중 가장 잘 알려진 행사로는 봄에 있는 ‘랑데부 드 부산’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 프랑스어를 배우는 학생들은 주로 어떤 사람들이며 프랑스어를 배우는 목적은 무엇입니까?
매년 수강 연인원이 2,000명 이상입니다. 이곳의 학생들의 절반은 부산과 경남에 소재한 대학의 재학생들이며 나머지는 취미나 여행을 위해서 또는 직장 업무상 배우는 분들입니다. 어린이부터 대학생까지 그리고 예술가, 건축가, 외교관, 제과, 제빵사 등 다양합니다.
 
- 최초의 알리앙스 프랑세즈는 언제 어떤 목적으로 세워졌나요?
1833년 폴 캄봉, 루이 파스퇴르, 에르네스트 르낭 등의 인물들로 구성된 위원회에 의해 세워졌고 설립 목적은 언어 교육과 문화 행사를 통해서 프랑스 언어와 문화를 해외에 널리 보급하기 위함 이었습니다.
오늘날도 여전히 같은 취지 아래 운영되고 있습니다만 문화원의 활동 영역을 넓혀  불어 강좌 외에 프랑스 교육부 인증 불어시험을 실시하며 불어 교사 연수를 개최합니다. 또한 프랑스에 관한 정보 및 자료센터로서 프랑스 유학과 여행에 관한 자료를 구비하고 있는 등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 프랑스어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주한 프랑스 대사관과의 협력 하에 프랑스어에 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그리고 프랑스어를 공부하고 사용함으로써 누릴 수 있는 다양한 기회와 진로에 대해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어는 프랑스 외에 벨기에, 스위스, 퀘벡과 다수의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프랑스를 사용하는 인구가 전 세계적으로 2억에 달합니다. 2050년에 전 세계 인구의 1/4을 차지하게 될 아프리카의 폭발적인 인구 증가에 따라 프랑스어 인구도 증가할 전망입니다. 
 
- 부산국제영화제가 다가옵니다.  프랑스는 어떤 형태로 이 영화제에 참여하고 있습니까?
올해로 19회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는 프랑스와 유럽에서 영화전문가들 뿐 아니라 대중적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는 영화제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다양한 영화작품 시사회, 예술성이 높은 영화상영 등 매우 알찬 구성의 훌륭한 영화제라 생각합니다. 특히, 저로선 부산국제영화제 측의 프랑스 영화에의 지속적인 관심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점입니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몇몇 영화를 감상할 기회가 있었는데 프랑스 필립 가렐 감독의 <질투>가 정말 감동적이었으며 또, 아주 강한 인상을 남긴 대만 차이밍량 감독의 <떠돌이 개>가 생각납니다.
프랑스는 매년 30여 편의 프랑스 영화를 출품하며 영화제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이 외 부산에서 영화감독, 제작자, 영화관련 예술가들을 모시고 ≪ 프랑스영화의 밤 ≫행사를 직접 주관하여 부산국제영화제 축제 분위기를 한껏 북돋우고 있습니다. 물론, 이 ≪ 프랑스 영화의 밤 ≫행사에 저희 부산 문화원-알리앙스 프랑세즈도 적극 후원 및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영화 이야기를 하시니까 말씀 드리는데 프랑스영화 애호가시라면 부산 영화의전당과 서울 프랑스문화원이 주관,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매 주 수요일 저녁 8시 프랑스영화를 상영하는 프로그램인 ≪ 씨네프랑스 ≫ 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흔히들 프랑스를 문화 예술 강국이라고 합니다. 이 명성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프랑스의 유구한 역사, 계몽사상가들, 화가, 시인, 요리, 그리고 자유를 향한 열망, 20세기 중반에 누벨바그 영화들(트뤼포, 고다르, 에릭 로메르), 문학과  사상가들(브르통, 카뮈, 사르트르, 뒤라스, 드 보부아르, 보드리야르), 패션과 명품(코코 샤넬, 이브생로랑) 덕분에 프랑스의 문화적 영향력이 강화되었습니다.
오늘날 프랑스의 전성시대가 빛을 바랬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프랑스인들의 창작력은 각 분야에서 계속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에서는 ‘누벨’ 누벨바그(가렐, 카락스, 그린, 알마릭 감독)가 있고 샹송의 바슝, 다프트 펑크, 건축의 장 노벨, 루디 리치오티를 들 수 있습니다. 프랑스의 현대 문학과 예술 작품들이 한국에서 대중적 인지도는 낮지만 문화 종사자들과 전문가들은 놀라울 정도로 높은 수준의 식견을 가지고 있더군요.
 
- 유럽의 한류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국은 자국 문화를 세계에 알릴 줄 아는 나라입니다. 한류는 드라마와 대중가요를 통해 1990년 중국 일본 대만을 중심으로 퍼져나갔는데 2000년이 되어서야 유럽과 프랑스에 상륙을 했고 2012년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로 널리 확산됐습니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한국어 교육 수요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대형기획사들이 중심이 된 문화 수출 방식을 염려하는 소리도 있더군요. 소형기획사들과 독립 예술인들은 꽃도 피워보기 전에 그늘에 묻힐 수가 있으니까요. 대형 제작자들과 소규모 제작자들이 공존할 수 있다면 더 바람직하겠죠. 아무튼 한류 덕에 프랑스인들이 한국을 알게 되고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1990년대의 독립 영화들을 통해서 한국을 많이 알게 되었는데 (김기덕, 홍상수, 박찬욱, 봉준호, 전수일 감독) 그 영화들을 프랑스의 실험 예술 영화관에서 관람했고 그 분들의 영화는 프랑스의 영화 애호인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고 있습니다.

   
알렉산드르 라브뤼프 원장.  배병수 기자

 - 부산 프랑스문화원장으로 재직하신 지 얼마나 됐습니까?
2년 됐습니다. 그 전에는 2008년- 2012년 사이, 중국 항저우의 알리앙스 프랑세즈 원장으로 근무했습니다.
 
- 원장님에게 부산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소는 어디입니까?
빈말이 아니고 부산의 모든 것이 다 좋습니다. 부산의 문화적 역동성, 활기찬 골목골목, 인접한 바다와 사람들 다 마음에 들지만 특히 사찰들과 경성대 주변, 광안리 해변 그리고 보수동 책방 골목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 원장님은 프랑스의 어느 지방출신 입니까? 고향에 대해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포도주의 고장인 보르도에서 났습니다. 보르도는 가론강과 포도밭, 대서양 바다 그리고 랑드숲이 에워싸고 있는 쾌적한 도시로서 파리에서 500km 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또는 ‘달의 항구’라는 애칭을 가진 보르도는 동양의 관광객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차들이 다니지 않는 유서 깊은 도심과 중세부터 18세기를 거쳐 19세기 사이에 지어진 기념건물, 옛 성들과 생떼밀리옹과 같은 포도 농장들은 한 번 방문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 덧붙이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무엇입니까?
페이스북에서 알리앙스 프랑세즈와 문화원의 소식을 늘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Bienvenue a l‘Alliance Francaise ” 알리앙스 프랑세즈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주덕 기자  lamour777@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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