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백화점 작년 3조 매출고

대형마트도 공룡기업 거듭나
지방세 251억 불과 상생 허언
부평·남포 시장 등 '특수실종'

   
북적이는 자갈치 시장
추석을 1주일 앞둔 지난달 31일 자갈치 시장에 제수용품을 사려는 시민들이 붐비고 있다. 상인들은 예년보다 손님이 줄었다고 한숨을 지었다.  사진 김형준 기자

롯데마트 광복점 개점으로 인해 뿌리경제인 전통시장 매출에 큰 타격을 받으면서 유통공룡인 대형유통기업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따갑다.

특히 부산시가 최근 지난해 대형유통기업 지역기여도를 조사한 결과, 부산지역에서 수조원에 매출이익을 올리면서도 자본 역외유출, 지역기업 및 사회공헌 외면 등 대기업 스럽지 못하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31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지역 롯데백화점 4개점 등을 포함해 4개 백화점 7개 점포에서 3조원이상에 매출고를 올렸는가 하면 대형마트도 롯데 등 7개 기업 34개 점포, 기업형슈퍼마켓(SSM)은 롯데와 GS 두곳 등 총 1조,9510억원치를 팔았다.

특히 롯데백화점의 경우 부산본점을 비롯해, 동래점, 센텀시티점, 광복점 등 시내 주요 중심지 4곳을 위치해 자본이 미약한 미화당 백화점, 유나백화점 등 향토백화점 등을 밀어 내면서 부산지역 최대 백화점으로 부상했다.

롯데마트의 경우도 광복점, 금정점, 동래점, 반여점, 부산점, 사상점, 사하점, 화명점 등 8곳에 위치해 있으며, 홈플러스는 영도점, 센터시티점, 아시아드점, 부산연산점, 서부산점, 해운대점, 가야점, 부산감만점, 부산정관점, 동래점 등 10곳 등 부산지역 7개기업 34개 점포중 이들 두곳에 기업이 운영하는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유통공룡으로 거듭나고 있다.

하지만 부산시 조사한 대형유통기업들이 납부한 지방세는 고작 251억원에 불과하고, 4개백화점에 입점한 지역업체 비율도 평균 4.6%에 그쳐 지역업체와의 상생은 말 뿐이였다.

이러한 상황속에서도 대형유통기업의 마케팅공세는 더욱 강화되면서 전통시장의 목을 조르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지난달 28일 오픈한 롯데마트 광복점의 경우 인근 남포동건어물도매시장과 부평깡통시장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개점 첫날 오프기념으로 롯데멤버스 고객 사은 선물로 8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화장지(27M×12롤), 4만원 이상 구매시 ‘친환경 장바구니’ 등 증정하는가 하면 롯데시네마, 하이마트, 토이저러스 등을 동시에 오픈해 소비자들의 발길을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인근 남포동건어물도매시장과 부평깡통야시장은 추석특수에도 불구하고 롯데마트 개점으로 인해 예년처럼 매출이 신장되지 못하고 40% 매출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어 시장상인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개점 첫날에는 부평깡통시장상인회 김종열 회장이 롯데마트 광복점 폐쇄를 요구하며 1인 시위 릴레이 시위를 벌였으며, 추석 이후에도 천막농성 등을 계획하고 있어 생존을 위한 치열한 투쟁을 예고했다.

부산시 이같은 여건을 감안해 전국 최초로 대형유통점에 대해 ‘의무적 현지법인화’를 유도하는 조례를 개정할 계획이지만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부산경제실천시민연합은 지난해 8월 롯데백화점 등 현지법인화를 위한 촉구 집회를 개최한 바 있다.

남경문 기자 nam2349@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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