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를 다룬 영화 '카트'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여야 할 것 없이 단체 영화 관람에 나서면서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 문제에 여론의 관심을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이 대표를 맡은 국회 비정규직차별개선포럼은 14일 오후 한국노총과 함께 국회 대회의실에서 '카트' 상영회를 연다.

이날 상영회는 한국노총 출신이자 19대 국회 전반기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였던 김 의원이 비정규직의 아픔을 함께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했다.

포럼 회원인 김용태 김학용 신성범 안효대 유재중 의원 등이 참석하며 이완구 원내대표도 일정 조율을 하고 있다.

마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애환과 투쟁을 다룬 작품인 만큼 특히 이날 상영회에는 국회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국회 환경미화원노동조합' 소속 청소노동자들을 초청했다.

김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 상임위원장·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앞으로 새누리당이 600만명이 넘는 비정규 근로자들의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특단의 의지를 갖겠다는 의미에서 상영하게 됐다"며 "불안정한 고용과 저임금, 불합리한 차별과 불평등의 삼중고를 겪는 비정규직의 현실을 널리 알려 해결책을 찾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미 지난 11일 당 을지로위원회 주도로 여의도의 한 영화관에서 의원단이 단체 관람했다.

이 자리엔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문재인 비대위원 등 지도부를 포함해 의원 20여명이 참석했다.

'카트'가 참여정부 시절 이랜드 파업 사태를 바탕으로 제작된 만큼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무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영화가 끝난 뒤 문 비대위원은 취재진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은 영화보다 엄혹할 것"이라며 "파업이라는 것이 특별한 행동이 아닌 우리 자신의 문제라는 것을 생각해 달라"면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처럼 여야 정치권이 앞다퉈 '카트' 홍보전에 나선 것은 비정규직 이슈에 대한 여론 환기에 더해 자연스럽게 '민생 정당'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으로선 특히 비정규직 이슈를 야당이 선점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김성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비정규직 문제는 당연히 야당 몫으로 인식하고 소홀히 하는 부분을 이번 영화 상영을 계기로 달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영화가 '이랜드 사태'를 배경으로 한 만큼 은연중에 비정규직 문제 책임을 참여정부로 돌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포럼 측은 "정치적 의미 없이 순수하게 마련한 행사"라고 경계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비정규직 문제인 만큼 당 을지로위원회로서는 당연히 관심 가질 사안"이라며 "오히려 새누리당이 홍보전에 나선 것이 의외"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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