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연합)

국민은행이 차기 주 전산기 시스템으로 현행 IBM 메인프레임을 연장해 사용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14일 이사회를 열어 차기 주 전산기 시스템을 이처럼 결정했다고 밝혔다. 

IBM 메인프레임시스템 유지 결정으로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행장의 자진 사퇴까지 불러 일으킨 'KB 사태'도 일단락되게 됐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말까지 주 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사업자 선정 1차 공고를 냈으나, 한국IBM만 단독 응찰하자 이달 7일까지 재공고를 낸 바 있다.

그러나 2차 공고에서도 유닉스(UNIX) 사업자가 참여하지 않음에 따라 한국IBM과 메인프레임 시스템 계약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사업자를 상대로 두 차례에 걸쳐 경쟁입찰을 벌였으나 유닉스 사업자들이 모두 응찰을 포기함에 따라 평가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단독 응찰한 한국IBM과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결국 한국IBM과의 재계약을 통해 현행 IBM 메인프레임 시스템을 연장해 사용하겠다는 결정이다. 

앞서 국민은행은 현행 IBM 메인프레임 체제의 주전산기를 유닉스 체제로 바꾸기로 하고 2천억원대 규모의 교체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지난 5월 내부 감사 결과 유닉스 체제에 유리한 방향으로 자료를 왜곡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사업이 보류됐다. 

감사 결과를 두고 이 전 행장 및 정병기 은행 감사와 사외이사진이 격돌하면서 전산 교체 갈등이 외부로 불거졌고, 결국 금융당국이 두 수장에게 중징계를 내리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날 이사회 결정으로 국민은행은 현행 IBM 메인프레임 사용계약이 내년 7월 종료되더라도 재계약을 통해 현 시스템을 다음 차세대 시스템 구축 때까지 그대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2009년 한국IBM과의 계약을 통해 IBM 메인프레임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업그레이드하는 '차세대 시스템'의 개발을 마친 바 있다. 차세대 시스템 전환 사업은 통상 10년 주기로 이뤄진다.

국민은행은 이날 이사회에서 '포스트 차세대 시스템' 구축 방안도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은행 관계자는 "내년 8월 주 전산기 교체를 계기로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중장기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대비한 포스트 차세대 시스템의 구축방안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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