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렬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

   
  서정렬
  영산대학교 부동산·금융학과 교수

 

초이노믹스(최경환 경제부총리) 경제팀이 100일을 맞았다. 초이노믹스의 서막은 부동산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를 통한 내수 진작 이었다고 할 수 있다. 취임 전부터 공공연히 부동산시장의 거래활성화를 언급했고 취임직후 그러한 언급을 정책적 규제완화 등을 통해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부동산시장에서의 초이노믹스 효과는 있었을까? 있었다면 무엇이었을까?

부동산시장에 대한 초이노믹스의 시발(始發)은 부동산대책 가운데 취임 초기 발표된 ‘7.24 대책’ 부터라고 할 수 있다. 박근혜정부는 출범이후 10ㆍ30일 전월세 대책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8개의 대책을 발표했다. 새로운 경제팀의 구성과 함께 발표된 것이 7.24 대책이다. 7.24대책의 핵심은 대출 기준 완화를 통한 거래활성화였다. LTV(주택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의 규제 완화가 그것이다. 시장의 요구와 필요성에 부응한 새로운 경제팀의 규제완화는 시장에 분명한 시그널을 주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전세시장의 불안요인은 새로운 경제팀의 ‘초이노믹스 이전과 이후’로 구별되기를 바라는 나름의 강력한 경제정책 방향의 제시에도 불구하고 예년보다 빠른 추석만큼이나 계절감을 느끼기도 전에 지속되는 전세값 상승 등의 전세문제에 쫓기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박근혜정부의 8차례 부동산대책 가운데 지난해 8ㆍ28 서민 중산층 주거안정을 위한 전월세 대책을 필두로 지금까지 전월세와 관련해 6개의 관련 부동산대책이 발표됐음에도 불구하고 전세 문제는 왜 아직까지 해결의 실마리가 잡히지 않는 것일까? 첫째,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은 상태에서 집값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집값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서면 굳이 집을 살 이유를 못 느낀다. 따라서 전세와 같은 임차형태를 지속하고자 하는 의지가 높아 질 수밖에 없다. 둘째, 저성장ㆍ저금리 상황에서 다주택자로서의 베이비부머의 은퇴는 전세물건을 월세로 돌리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전세물건의 빠른 월세화는 결과적으로 시장에서의 전세물건 감소를 부추겨 지속적인 전세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결국 부동산시장에 군불을 지펴 내수 진작을 꾀하고자 했던 초이노믹스는 전세난이라는 부동산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후속 부동산 대책으로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 상황에서 100일을 맞았다고 할 수 있다. 100일이라는 짧은 기간을 통해 현 경제팀의 공과를 논하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없지 않더라도 부동산시장의 ‘나홀로 성장’을 통한 문제 해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음을 충분히 보여 줬다. 이러한 이유로 오히려 초이노믹스 100일 이후의 행보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저작권자 © NBN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