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업종 중 상승률 1위
증권가 “장기 상승 어려울 듯”

원·달러 환율이 1,100원 근처까지 치솟는 등 원화 약세가 뚜렷해짐에 따라 조선, 운송, 무역 등 대표 경기민감주가 모처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모두 포함한 62개 세부 업종 가운데 이달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낸 것은 조선업(11.13%)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전날 기준 12만3,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달 31일 종가(9만9,200원) 대비 24% 급등했다. 대우조선해양(21%)과 현대미포조선(11%)의 강세도 두드러졌다.

조선업종 다음으로는 육상운수(8.82%)와 항공운수(8.50%) 등 운송업종의 상승률이 높게 나타났다.

무역(6.19%)과 자동차(5.49%), 화학(3.71%)의 강세도 돋보였다.

이들 모두 대표적인 경기 민감주들로, 엔화 약화와 실적 부담, 세계 경기 우려 등이 겹치며 한동안 주가가 미끄럼틀을 탔던 종목들이다.

시장도 이들의 모처럼 만의 반등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의 반등을 이끈 것은 무엇보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이다. 원·달러 환율이 ‘세자릿 수’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9월 초까지만 해도 원화 강세 기조가 이어지며 수출주 등에 대한 투자심리는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그러나 최근 원화 가치가 엔화 약세와 연동해 움직이는 양상을 보이며 환율이 1,100원 근처까지 오르자 수출주들에 대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실적 악재까지 겹친 주요 경기민감주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역사적 저점까지 내려감에 따라 저가 매수세도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업황 및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환율 상승에만 기댄 반등세는 제한적이고 단기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환율 상승으로 수출주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이 같은 상승세가 지속되려면 기초여건(펀더멘탈)과 이익 개선에 대한 확인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임은혜 삼성증권 연구원도 “경기민감업종의 반등이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지를 판단할 때 업황의 구조적 개선 여부와 그에 따른 개별기업의 이익 개선이 나타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청희 기자 sweetpea@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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