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당시 참전한 재일동포 학도의용군들이 24일 오전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기 위해 걸어오고 있다.

그때 일본에는 한국대사관이 없었기 때문에 그는 미군 극동사령부로 달려가 참전을 자원했다. 이렇게 모인 70여명의 재일동포들은 그해 9월 인천상륙작전을 통해 조국 땅을 밟았다.

“참전할 때는 아마 전사하리라 생각했어. 당시만 해도 북한군에 밀려 마산과 부산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가자는 결심은 흔들리지 않았지.”

카빈총을 든 보병으로 서부전선에서 싸운 그는 전쟁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동료도 많았다. 참전자 642명 중 52명이 전사했고 83명이 실종됐다. 현재 생존자는 37명이다. 현충원에는 이들 중 90명의 위패와 52명의 묘역이 있다.

박씨는 전우들이 잠든 곳을 처음 찾은 소감으로 “감개무량하다. 여기 이렇게 전우의 이름과 묘가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면서 “이제 얼마나 살지 모르지만, 살아있는 동안에 기회가 있다면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일정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전 재일학도의용군전몰용사위령비 앞에서 긴 묵념을 올리고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하느님께 기도했다. 천국에서 이 사람들을 맞아주시라고 기도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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