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고래 상괭이 병원’ 부산 개원
구조·재활·방류 목적 세계 첫 사례

부산 해운대에 토종고래 상괭이(Finless porpoise) 전문 병원이 3일 문을 열었다. 상괭이의 구조와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전문 메디컬 센터는 세계 첫 사례다.

부산아쿠아리움은 3일 기존 아쿠아리움을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 리브랜딩 오픈 행사를 개최하면서 ‘토종고래 상괭이 구조 치료기관’의 공식 오픈했다.

우리나라 남서연안에 서식하고 있는 상괭이는 야생동물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및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에 의해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 있다. 서식지 오염과 환경파괴, 포획 등의 이유로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으며 최근 몇 년간 새만금과 거제, 여수 등지에서 다수의 상괭이 사체가 발견되는 등 보호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은 2012년부터 상괭이 보호 캠페인을 시작해왔으며, 이번 리브랜딩 행사를 맞아 ‘상괭이 구조 치료 기관’을 공식적으로 오픈하게 됐다.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의 ‘상괭이 구조 치료 기관’은 지름 9m, 깊이 1.7m, 용량 120t 규모의 메디컬탱크 2개 시설을 비롯해 상괭이의 치료와 재활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바다에서 구조돼 이 곳으로 옮겨진 상괭이는 8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의 정기적인 엑스레이 검사와 뇌파 검사, 영양상태 점검 등을 비롯한 재활치료를 받으며 건강을 회복한다. 전담팀은 과거 성공적인 상괭이 구조, 치료, 방류 경험이 있는 아쿠아리스트 6명과 전문 수의사 1명, 어병관리사 1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됐다.

상괭이 전담팀을 이끌게 된 양준호 팀장은 “웃는 얼굴의 상괭이가 힘들고 지친 일상에 국민들에게 기쁨과 희망의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치료와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은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서식지 외 보존기관’이자 ‘해양생물구조 치료 기관’으로 과거 경남 통영 앞바다 정치망에 갇힌 수컷 상괭이 2마리를 19개월간 치료와 재활을 거쳐 2013년 7월 자연 방류한 적이 있다.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의 ‘상괭이 구조 치료 기관’은 한국의 ‘고래보호국’ 위상확보에도 긍정적인 부분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의 ‘상괭이 구조 치료 기관’ 오픈은 한국을 ‘고래보호국’으로 인식되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 김영필 대표이사는 “아쿠아리움은 더 이상 인간의 유희만을 위해 존재해서는 안되며, 해양생물이 사람과 공존하는 점을 인류에게 전달하는 해양생태 친화적으로 변신해야 한다.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은 앞으로 더욱 다양한 해양생물의 구조와 보호, 번식을 위한 전문 시스템의 확충을 통해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고, 바다의 신비로움을 온전하게 전달하는 아쿠아리움의 새 전형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상연 기자 lsy@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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