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청약자 전국 최다 85만명 몰려
가격 하락·공급 부담 겹쳐 미분양 늘 듯  
 
   
▲ 부산지역 아파트 모습.

지난해 전국에서 1순위 청약통장이 가장 많이 몰리면서 청약 광풍이 몰아친 부산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의 열기가 올해는 식을 것으로 전망된다. 
 
1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금융결제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에서 분양한 아파트 1순위 청약자는 85만 991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총 218만 5545명)1순위 청약자의 약 39%을 차지하는 것으로  2위인 경기(31만 2479명 · 14%)에 비해서도 압도적이다. 이어 ▲ 대구(20만 8790명) ▲ 서울(17만 7792명) ▲ 광주(15만 8911명) ▲ 경남(11만 6961명) 순이다.  
 
시·도의 세부 지역에서도 지난해 부산 강서구에 25만 6334명의 1순위 청약자가 몰려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 경기 평택시(11만 7584명) ▲ 대구 수성구(6만 5523명) ▲ 서울 강동구(3만 9862명) 순이었다.
 
부산 강서구는 지난해 말 명지국제신도시에서 최초의 브랜드 아파트로 선보인 ‘명지 더샵’의 분양 물량이 청약 열풍에 큰 영향을 미쳤다. 포스코건설이 공급하는 이 아파트에는 1순위 청약자가 21만9233명에 달했다. 해운대, 동래 등과는 달리 청약조정지역에서 벗어나 ‘풍선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심형석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난해 부산의 아파트 분양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인 것은 최근 5년간 부동산 시장이 호황기를 이루며 아파트 값이 지속적으로 올랐고 신규 아파트 수요도 많았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많아 일반 아파트 분양 물량이 많지 않은 지역적 특성도 청약 열기를 부추긴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는 여러모로 사정이 다르다.  

우선 지난해 말부터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4일을 기준(100)으로 올해 1월 1일(99.8), 1월 29일(99.7), 2월 15일(99.5) 등 하락세다. 앞으로도 수요보다는 공급이 많은 수급 불균형이 예상돼 아파트 값은 내년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면 대체적으로 분양시장에 대한 관심도도 줄어든다.
 
올해 지역 내 분양 물량 공급이 많다는 점도 청약 열기를 누그러뜨릴 요인이다.
올해 부산의 분양 예정 물량은 4만4000가구로 최근 5년 내 가장 많다.
 
실제로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부산의 미분양주택은 2291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 1102가구에 비해 107%나 증가했다. 부산의 미분양주택 수는 지난해 9월 720가구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정부의 8·2 부동산 조치가 효력을 발생한 10월부터 빠르게 늘었다.
 
심 교수는 “올해는 부동산 경기가 위축 조짐을 보이는 데다 공급 물량마저 많아 미분양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5년간 상승세를 이어온 지역 분양시장이 쉬어가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서 그는 “만약 준공 후 미분양이 되는 이른바 ‘악성 미분양’이 늘어나면 분양시장은 물론 지역 부동산시장 전반에 큰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해운대·연제·동래·수영·남·부산진구와 기장군 등이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고, 까다로워진 청약 제도와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해 청약통장 사용이 신중해지는 등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도 지역 분양시장 위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형준 기자 samic8315@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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