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중간한 기관” 발언 공식 사과
노조 “부산금융중심지 발전에 협력할 것”

 
   
▲ 5일 오후 부산국제금융센터 입주 이전기관 노동조합협의회에서 오거돈 부산시장과 노조협의회 관계자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부산광역시)

오거돈 부산시장이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금융공기업 폄하 발언의 여진이 계속되자 결국 공기업 노조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
 
오 시장은 5일 오후 부산국제금융센터를 방문해 '이전 공공기관 노동조합협의회'와 간담회를 갖고 BIFC 입주기관에 대한 폄하 발언을 사과했다.
 
오 시장은 "BIFC 입주기관이 지역인재 채용, 사회공헌사업 외에 각종 협업사업을 통해 부산시민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부산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을 폄하했다는 것은 오해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 입장에서 현실에 안주할 수 없고 더 큰 미래를 구상할 수밖에 없다"며 "부산이 명실상부한 금융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해 금감원,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의 추가 이전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적절치 못한 표현이 내비쳐진 것이다"며 사과했다.
 
이에 캠코, 한국거래소, 예탁원,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의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BIFC 노조협의회는 오 시장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오봉록 예탁원 노조위원장은 "오 시장 사과를 수용하고, 앞으로 부산금융중심지 발전을 위해 협력할 것은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노조는 부산시와 이전 금융기관 대등한 관계 수립, 정주 여건 개선, 중앙정부 예산 확보를 위한 파트너십 구축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오 시장은 지난해 말 한 언론과 인터뷰 과정에서 산업은행과 금감원 등의 부산 이전 필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부산이 금융중심지로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어중간한 기관'들로는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이전 공공기관 노조는 협의회를 구성하고 이례적으로 공동 성명을 내며 반발했다.
 
이들은 "가장 모범적으로 지방 이전 정책에 협조해 왔는데 오 시장이 부산혁신도시 이전기관 노동자를 폄훼했다"고 발끈했다.
 
지난달에는 부산시가 이전 공공기관과 함께 국제금융진흥원을 설립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노조 협의회는 "우리는 부산시 현금인출기가 아니다"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오 시장이 예정에 없던 간담회를 긴급하게 진행한 것은 BIFC 입주기관 도움 없이는 국제금융진흥원 설립은 물론 금융공기업 추가 유치가 어렵다는 정무적인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홍윤 기자 forester87@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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